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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날아라, 날아 로보트야!

그렉 박의 첫 장편 <로봇 이야기> 뉴욕에서 2월13일 개봉

한국계 감독 그렉 박이 연출한 첫 장편영화 <로봇 이야기>(Robot Stories)가 2월13일 뉴욕을 시작으로 워싱턴 DC(2/20), 보스턴(2/27), 시카고(3/5), LA(3/12), 세인트루이스(4/2), 샌프란시스코(4/16), 버클리(4/16) 등지에서 릴레이 개봉에 들어갔다. 박 감독의 프로덕션 컴퍼니 ‘박필름’(Pak Film)이 배급을 담당한 이 작품은 지난 1년간 세계 영화제를 순회하며 관객과 평론가들의 호응은 물론 각종 페스티벌에서 23개 상을 받기도 했다. 뉴욕에서 첫 개봉된 이 영화는 이미 <뉴욕 매거진>과 <빌리지 보이스>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뉴욕 매거진>은 간단한 감독 인터뷰 기사와 함께 <로봇 이야기>를 ‘추천영화’로 꼽았으며, <빌리지 보이스>는 “모든 면에서 과도하게 제작됐던 스필버그 감독의 가 보여주지 못한 재치와 섬세함을 볼 수 있다”며 “독립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감동적이고, 고무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로봇 이야기>는 작품성 면에서도 인정받고 있지만, 특이한 마케팅 방법으로도 눈길을 끈다. 보편적으로 뒤섞이지 않는 아시안 아메리칸 관객과 공상과학, 아트 하우스 영화팬들을 타깃으로 한 이 작품은 재정상 비싼 광고를 내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영화 소식’을 알리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1년간 페스티벌을 순회하면서 모은 수천여개의 이메일 리스트로 ‘친구에게 알리기 캠페인’ 등의 방법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그리고 뉴욕에서 ‘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를 주관하는 ‘아시안 시네비전’과 작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아시안 아메리칸 작가 워크숍’ 등의 단체에도 홍보 관련 도움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각 대학의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회를 비롯한 각종 학생단체와 연계를 갖고, 이들을 대상으로 <로봇 이야기>의 4개 단편 중 시사회에서 1편만을 상영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시키기도 했다. 또 페스티벌을 다니면서 많은 극장주들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된 것도 자체 배급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 이 작품은 극장 대여상영이 아니라 극장주쪽과 ‘박필름’쪽이 모든 수익금을 나누는 방식으로 상영한다. 극장주쪽에서 큰 모험을 한 것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페스티벌에서 이 작품을 보고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뉴욕 개봉관인 ‘시네마 빌리지’ 관계자 역시 슬램댄스페스티벌에서 <로봇 이야기>를 처음 보고 결정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또는 한국계 감독의 작품 중 극장 개봉작으로는 이아라 리 감독의 95년작 다큐멘터리 <인조쾌락>, 98년 크리스 찬 리 감독의 드라마 <옐로우>, 리 감독의 또 다른 다큐멘터리 <모듈레이션>, 진원석 감독의 <투 타이어드 투 다이>, 2001년 진 감독의 다큐멘터리 <E-드림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1월16일에 개봉한 조셉 칸 감독의 액션영화 <토크> 등이 있다. 이 작품들 중 미 전국에 개봉된 것은 <토크>뿐이고, 나머지 작품들은 뉴욕, LA 등 몇개 대도시에서만 소개돼왔다. <로봇 이야기>처럼 자체 배급을 한 감독은 이아라 리 감독으로 자신의 프로덕션 회사 ‘카이피린하프로덕션’을 통해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들 중 그다지 좋은 성과를 거둔 작품은 없어, 관객과 평론가들 모두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로봇 이야기>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다른 도시의 경우 동시가 아닌 릴레이식 개봉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시선이 뉴욕에 집중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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