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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레날린 브라더스가 왔다, 음하하하! 임원희와 류승범

어린 시절의 상상처럼, TV브라운관이나 스크린 뒤에 등장인물들이 따로 모여사는 나라가 있다면. 그 세계에서 류승범(21)과 임원희(31)는 주머니에 두손 ‘팍’ 찌르고 껌 ‘쫙쫙’ 씹으면서 어슬렁거리는 불량청소년이거나 철지난 와이셔츠를 입고 승냥이 같은 적들에 맞서 우렁차게 포효하는 정의의 청년이지 않을까? 물론 그런 세계 따윈 애초에 없었다는 것을 알지만, 류승범과 임원희의 이미지 역시 그들이 가진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한부분일 뿐이란 걸 알지만, ‘양아치와 씨팍새’라는 뜻의 <아치와 시팍>의 목소리 캐스팅은 마치 양복점 옷처럼 어느 한 군데 남거나 모자람 없이 딱 이들을 위해 준비된 듯하다. 장편개봉을 앞두고 6월중 ‘씨네포엠’ 사이트에서 맛보기로 선보일 애니메이션 <아치와 시팍>. “어느날 <간첩 리철진>을 보다가 ‘어, 저기 씨팍이 있네’, <죽거나 나쁘거나>를 보다가 ‘아니, 저건 아치잖아!” 했다는 조범진 감독은 “선녹음을 하고 그 위에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목소리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며 자신의 탁월한 안목에 더없는 자신을 내비쳤다.

“내가 늘 형보다 한수 빠르지!”

류승범은 지난해 7월에, 임원희는 3개월 뒤인 10월에 <씨네21>과 처음 만났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들은 참 많은 변화를 겪었다. 각각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가 성공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CF도 찍었으며, 어느덧 무시못할 충무로의 신인으로 캐스팅순위에 올라갔고, 새로운 장편영화 작업에 들어갔다. 잘 키운 동생처럼 혹은 뒤늦게 빛을 보는 형처럼, 혹은 “그럴 줄 알았다”는 선견지명에 대한 확신으로, 이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입가에는 뿌듯한 미소가 번진다.

표지촬영일

어제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함께 출연했던 황정민과 연극 <지하철 1호선>을 보고나서 밤새 인생을 논하느라 알코올 농도 높은 상태로 나타난 류승범, 같은날 <이것이 법이다>의 제작발표회를 끝내고 다소 긴(?) 축하의 자리를 가졌다는 임원희는, 제정신이라면 차마 보여줄 수 없는 갖가지 황당한 동작과 표정으로 카메라를 희롱했다. 스튜디오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던 장난감 권총을 찾아낸 류승범은 7살짜리 꼬마아이마냥, 혹은 본드 취한 ‘중삐리’마냥 총알도 없는 총을 입으로 쏘아댔고, 임원희는 흡사 ‘다찌마와 리’의 부활을 보는 듯 “요즘 운동 좀 한다”는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에 핏줄이 터지도록 힘을 모아줬다. 덕분에, 본사 관리팀으로부터 ‘6월 전에는 절대로 안 틀어준다’는 확고한 ‘에어컨 방침’에 좌절해야 했던 촬영팀은 이들이 쏟아내는 웃음으로 한순간에 숨통이 시원하게 트이는 듯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를 맛보았다. “나 등짝에 다리미 자국 그릴까?” “형, 담배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 있지?” “혀로 꺼버려!” 등. 황당하고 엽기적인 대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왔다갔다하는 이 두 사람은 열살이라는 나이차를 극복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플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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