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플래시애니메이션 | 화제의 국내 플래시애니메이션 열전
2001-06-07

인터넷을 헤엄치면 웃음이 보인다!

<마시마로의 숲이야기> www.mashimaro.co.kr

김재인

보름달처럼

둥그런 얼굴에 짧은 귀를 가진 하얀 이등신 토끼 마시마로의 매력을 새삼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감은 듯 조그만 두 눈, 말 한 마디 없이 예상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행동으로 숲 속 친구들과 보는 이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엽기 토끼’ 말이다. ‘엽기 토끼’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마시마로의 숲이야기>는 국내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인기를 선도한 작품. 곰 부자의 과일바구니에 손댔다가 도끼로 위협하는 아빠곰 앞에서 한 술

더떠 머리로 병을 깬 뒤 깎아주는 과일을 편하게 뺏아 먹는는 ‘피크닉’, 달나라에서 떡방아 찧는다는 옥토끼의 그림자가 실은 변기에 볼 일 본

뒤 물이 안 내려가서 변기 청소기로 뚫는 것이라는 독창적인 가설을 실연으로 증명하는 ‘달’, 보라색 바바리로 온몸을 감싼 채 낙엽과 멜랑콜리한

음악으로 청승을 떨며 실연의 아픔을 앞세워 방심한 친구의 샌드위치를 먹어치우는 ‘멜랑콜리’ 등 2∼3분 안에 뒤통수를 치는 마시마로의 기상천외한

행동은 네티즌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머쉬맬로우’의 아이들식 발음이라는 ‘마시마로’는 공주대 만화예술과 학생인 김재인씨의 창작물. 유아용

컨텐츠 개발을 위해 구상한 캐릭터였으나 관련 회사에서 별 반응을 얻지 못하자 만화전문 포털사이트 n4에 연재했다. 작년 여름부터 인터넷에 오른

<마시마로…>의 에피소드는 현재까지 모두 7편. 인터넷 사이트와 이메일을 통해 사이버 공간을 점령한 마시마로는 인형을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현실 공간에서도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6월 중순경부터 김재인은 또 다른 플래시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

<졸라맨> www.dkunny.com

김득헌

“사랑과

정의를 지키는, 졸라∼맨!” 거창한 구호와는 정반대로 소심하기 이를 데 없는 사나이 졸라맨의 출동기, <졸라맨>. <마시마로의 숲이야기>와

함께 인기절정의 플래시애니메이션이다. 동그라미와 직선만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캐릭터, 기발한 스토리와 앙증맞은 사운드가 일품인 작품. “궁시렁

궁시렁” 김득헌씨가 자신의 목소리를 가공해 만든 졸라맨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해학적이어서, 그 목소리가 “땡그랑 저축송” 같은 노래라도 부를라

치면 입가에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졸라∼맨!”이라는 외침은 “펩시∼맨!”처럼 ‘선동성’(?)을 지닌 듯. 청소년들의 은어 ‘졸라’에서

따온 캐릭터명부터 익살스럽다. 웹애니메이터 김득헌씨가 작가의 홈페이지 디지털스페이스에 연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순전히 그 혼자만의 작업물이다.

감독 김득헌씨가 연출과 편집뿐 아니라 목소리, 노래, ‘무술지도’까지 직접 담당한다. 현재 오프닝, 3부로 완성된 1탄에 이어 2탄 4부까지

총 8편이 나와 있는 <졸라맨>은 2탄 5부가 언제 나오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상태. 1탄에서 깡패 퇴치 작전을 벌이다 ‘깨갱’ 하고 돌아선

졸라맨이 과연 2탄에서는 은행강도에 맞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6월20일경에는 인형에서 크레파스까지 각종 <졸라맨> 캐릭터 상품이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궁디보이>

www.ddanzi.com

김정현

엉덩이와

얼굴이 뒤바뀐 엽기소년 궁디보이. 그가 밑으로 먹고 위로 싸며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로 <딴지일보>의 ‘똥꼬 깊수키’ 들어 있다. 만든 이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김정현씨(정키). “응가하다 생각났나? (웃음) 그냥 얼굴을 그리다가 생각났어요”라고 궁디보이의 출생비화를 밝힌다. <딴지일보>에

싣기 전까진 그냥 혼자 재미로 만들고 보며 즐겼다고. 버스와 승용차가 사랑을 나누는 ‘카섹스’장면 등 성행위에 대한 직간접적인 묘사가 빈번한

‘성인용’이며 캐릭터의 엽기성이 독보적인 작품이다. 한때 강간 에피소드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에로스가 기본 컨셉이지만 배경에 깔려 있는

것은 허무함”이라는 게 77년생 젊은 작가 김정현씨가 말하는 궁디보이의 ‘진실’이다.

<뿌까> www.vooz.co.kr

김부경

온통

빨간 ‘중국집’ 애니메이션. 거룡반점 외동딸 ‘뿌까’와 그녀의 사랑 ‘가루’의 캐릭터열전이다. 왈가닥 뿌까가 무뚝뚝한 가루의 뺨에 뽀뽀하는

장면이 약방의 감초. ‘뿌까의 kiss테크닉’은 종합선물세트다. 공중에 매달려 기습하는 미션임파서블 키스, 인공호흡을 빙자한 키스 등 그동안

갈고닦은 뿌까의 실력이 멍석을 만난다. <뿌까> 시리즈는 영남대 시각디자인과 출신 김부경씨가 동생 김유경씨와 함께 차린 캐릭터회사 ‘vooz’의

작품. 처음부터 캐릭터사업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인지 캐릭터의 앙증맞은 매력이 돋보인다. “캐릭터란 살아 있는 생명체를 기르는 일과 같은

것”이라는 작가 김부경씨는 “빨간색과 짜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뿌까 캐릭터에 계속적으로 개성을 부여할 예정이다. 8월에는 캐릭터상품도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스노우캣> www.snowcat.co.kr

권윤주

스노우캣에게는

보노보노가 지닌 적요와 느림이 있다. 날씨가 좋아 열심히 소풍준비를 하다가 잠깐 눈붙이고 보니 밤이 돼버렸다는 ‘피크닉’편, 곰인형을 말없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곰이야기’편 등은 스노우캣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에피소드다. 권윤주씨는 “심심해서, 그냥 내 하루를 그려보자”며 <스노우캣>을

시작했다. 홍대 시각디자인과 출신인 이 프리랜서 작가와 스노우캣은 닮은꼴. 뒹굴거리다 하루를 마감하는 ‘나의 하루’에서 사랑스러운 스노우캣과

작가 자신의 백수생활을 엿볼 수 있다. 스노우캣의 매력에 대한 자평도 “게으르니까 좋아하는 것 같다.” 14편의 플래시애니메이션이 담긴 스노우캣

홈페이지는 작가가 대학생 때 만들었다. 대부분 글씨로 떠오르는 대사에 조용하게, 아늑하면서 감상적인 톤으로 일상을 담아낸다.

<부활 이소룡> www.card1004.com

청설모 (본명 박상준)

“애니메이션을

하고자 이소룡을 끄집어낸 것이 아니다. 이소룡이 좋아서 플래시를 한다.” 박상준씨의 <부활 이소룡>은 이야기의 재미 이상으로 “이소룡의 동작을

리얼하게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작업이다. 실사로 이소룡의 얼굴을 따 그림과 합성한 이 작품은 플래시애니메이션계의 ‘무협액션’. 거칠고

사실적인 그림선이 남성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이소룡의 화려한 무술을 그럴싸하게 표현한다. 독도를 제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을 혼내주기 위해 초빙된

이소룡. 6부에서 그는 드디어 졸개인 ‘조또 호로구라색끼’를 물리치고 ‘니기미 씨바사키’와 대면한다. <용쟁호투> <정무문> 등 이소룡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배경음악으로 쓰고, ‘마니아를 위한 슬로우비데오버튼’ 등 ‘관객참여’ 서비스로 완성도를 더하는 시리즈다.

<지하철도999>

www.enpop.com

송민욱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지하철아저씨’의 출퇴근길. ‘더러운’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선두급이다. 컵에다 구토를 하고는 도로 들이키는 1탄으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2탄에서는 아저씨가 떨어뜨린 침을 졸던 아가씨가 핥아먹게 해 입지를 굳혔다. 이후 ‘똥싸기’, ‘코딱지 묻은 손 입안에 넣기’ 등을 ‘개발’했다.

술에 절어 퇴근하고 피로가 다 풀리기도 전 출근하기를 반복하는 중년남성의 하루. 지하철을 배경으로 그 실상을 매우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

송민욱씨는 “꼭 지저분한 것만은 아니고,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해프닝을 주인공을 통해서 풀어가려는 의도”로 작업한다고 밝힌다. 최근작인

5편은 비교적 깨끗한 편. 깡패들 품에서 여자를 구해내고 달콤한 순간을 맞는 아저씨의 ‘꿈’을 그렸다.

<클릭클릭 랩>

www.enpop.com

엔팝 & 김영기

‘클릭하면

랩이 나오는’ 음악 중심의 애니메이션. 인터렉티브, 곧 쌍방향 소통이 손쉬운 플래시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이다. 버스의 빈자리를 서로 차지하려는

아줌마와 고삐리(1편),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 불평하는 악동과 산타(2편), 자기 스타일이 더 멋있다고 우기는 강북아이와 강남아이(3편)

등 인물들이 쌍을 이뤄 등장한다. 그리고는 각자의 ‘사정’을 랩으로 풀어낸다. ‘플레이’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랩 오락기가 작동되어 강북아이를

클릭하면 ‘강북양아랩’이, 강남아이를 클릭하면 ‘강남양아랩’이 나오는 식. ‘작동과정’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코믹하고 직설적인 랩을 감상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3편부터는 김영기씨가 작사·곡, 편곡, 랩 모두를 담당하고 있다. <지하철도999>와 함께 선우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사이트 ‘엔팝’에 뜨는 작품.

<우당탕탕 재동이네>

www.hananet.net

김훈

여섯살바기 방귀쟁이 재동이, 조숙한 5살 여동생 누리, 그리고 사람좋은 아빠와 자상한 엄마. 평범해보이지만 조목조목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사건의 아기자기한 퍼즐을 이루고 있는 것이 가족의 일상이 아닐까. <우당탕탕 재동이네>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가족의 풍경을

실감나게 담는다. 목욕탕에 갔다가 유치원 여자친구를 만나 당황하고,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에 가출하는 재동이, 늘씬한 이웃 아줌마에 자극받아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엄마를 비롯해 아이들의 고민,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고충, 고부 갈등 등 코믹하면서도 꼼꼼한 스케치로 일상을 돌아보게 만든다.

실제 주부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시나리오도 있다고. 가족시트콤의 형식을 빌린 <…재동이네>는 웹애니메이션 제작업체 아툰즈에서 제작하며, (주)하나로

통신의 포탈사이트 하나넷에서 지난 9월부터 연재되고 있다.

<홍스 구락부>

www.comicflash.com

조문홍

<홍스 구락부>는 엽기적인 유머감각과 허무개그 시리즈 같은 말장난, CF와 영화 패러디 등 갖은 요소를 만화적 감성과 기발한

음악 선곡으로 조리한 시리즈물이다. 궁금한 것은 못 참는 호기심 때문에 때로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열살 소년 시방새, 후드티와 팽팽도는 안경

뒤에 얼굴을 감추고 깨물기가 특기인 동갑 친구 점백이 등이 주된 인물들. 아이들을 의자로 찍는 게 특기인 체육 선생이 ‘주번’을 불러서 코피

터지게 패는데 알고 보면 잘못 듣고 불려나간 ‘9번’이고, 만원 버스에서 벨을 누를 길 없는 키작은 시방새가 “아저씨, 내려요” 하자 기사

아저씨가 내려버리는 식의 엉뚱한 개그로 웃음을 찾는다. 스스로 거리낌없이 ‘삼류 유머’를 표방하고, 유치하니 보지 말라는 식의 경고까지 곁들인

<홍스 구락부>는 <네가>가 무가지이던 시절 데뷔한 조문홍의 만화세상을 보여준다.

황혜림 기자 최수임 기자

▶ 온라인에서

캐릭터시장까지,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세계

▶ 신나게

흔들고, 뒤집어보자! - <아치와 씨팍>

▶ 와글와글

우거지 맨션 - <우비소년>

▶ 해외

플래시애니메이션

▶ 화제의

국내 플래시애니메이션 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