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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사무라이 액션코미디,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

미소녀 판타지에서 출발한 사무라이 액션코미디.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에 루즈삭스를 신은 미소녀, 일본의 학원만화를 본 적 있다면 그녀를 모를 리 없다.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의 원작만화를 못 봤더라도 그녀는 오랫동안 소년들의 꿈이었다. 그건 꼭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의상과 헤어스타일은 달라도 미소녀 판타지엔 국경이 없다.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의 은밀한 즐거움은 실사영화로 미소녀 판타지를 충족시킨다는 점이다. 만화보다 강력한 이미지로 다가온 그녀, 아즈미(우에토 아야)는 그 예쁜 얼굴을 남자들의 피로 적신다. 아즈미의 칼이 징그럽고 음흉한 사내들을 벨 때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도 생길 법하다.

이야기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세력과 전쟁을 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전란통에 고아가 된 아즈미는 어린 시절부터 9명의 소년과 더불어 자객이 되는 훈련을 받는다. 도쿠가와 편인 사부는 전쟁을 종식시키려면 도요토미 수하의 장군들을 암살해야 한다고 믿으며 아즈미와 소년들을 가르친다. 10년이 흘러 임무를 수행하러 떠나는 날, 사부는 10년을 동고동락한 10명을 둘씩 짝지워 서로 상대방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아즈미는 상대를 베고 도요토미군의 장군을 암살하러 떠나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은 출정 첫날부터 흔들린다. 대략의 설정은 사무라이 액션영화에 아즈미의 성장드라마를 겹합한 형태로, 아즈미 일행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한 상대를 만나 고전하게 된다. 그중 최고의 악당은 위아래 하얀 옷에 순백의 장검을 휘두르는 비조마루(오다기리 조). 대결을 벌일 때마다 한손에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보이 조지처럼 짙은 화장을 한 이 남자는 이 영화의 원작이 만화임을 상기시키는 인물이다.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은 진중한 방식 대신 코믹하고 가벼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영화의 감독은 저예산영화 <버수스>로 컬트팬을 확보한 기타무라 류헤이. 좀비액션극 <버수스>는 다양한 국제영화제에 소개되어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기타무라가 미래의 샘 레이미나 피터 잭슨이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던 영화다. 그러나 그가 처음으로 메이저 배급사인 도호와 손잡은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은 어정쩡하다. 이 영화는 엄격한 형식미를 갖춘 작품도,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도 되지 못한다.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만 놓고 보면 기타무라는 너무 일찍 과대평가된 감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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