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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액션의 전설 홍금보를 만나다(+영문)
2004-10-09

"관객의 즐거움이 나의 행복이다"

<품행제로>의 조근식 감독은 성룡과 홍금보와 원표의 영화를 보면서 십대 시절을 보냈다. “그중에서도 홍금보는 왠지 큰형님같고 막후실력자같아서 좋아했다”는 그는 2001년 칸영화제에 놀러갔다가 길거리에서 만난 홍금보에게 무작정 다가가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바로 그 형님 홍금보가 부산에 왔다. ‘아시아 영화 네트워크의 뿌리를 찾아서: 한-홍 합작시대’에 초청된 홍금보는 <용호문> <흑권> 두편의 출연작과 함께 80년대 초반 그를 보며 울고 웃었던 한국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물 주세요” “괜찮아요”라고 짤막한 한국어를 들려준 홍금보와 신작 <여름 이야기>(신작) 시나리오 마감 와중에도 새벽 6시 40분 열차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온 조근식. 국경과 세대를 넘은 두 영화인이 부산영화제에서 만났다.

조근식: 당신은 북경 오페라 학교 출신이다. 어렸을 때 우리는 북경 오페라 학교만 나오면 다 고수가 되는 줄 알았다(웃음). ‘칠소복’ 이란 말이 떠돌기도 했는데, 그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홍금보: 북경 오페라 학교는 무술은 가르치지 않는다. 경극을 배우면서 춤이나 노래, 다른 잡기들을 익혔다. 아홉살 때부터 7년 동안 그 학교에 다녔고, 무술은 학교를 졸업한 다음에 배웠다. ‘칠소복’은 함께 공연하는 일곱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성룡과 원표, 내가 ‘칠소복’ 중 세 명이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우리는 그무렵 무술을 배우진 않았기 때문에 주로 나이트클럽에 가서 경극을 선보였다. 중국에서 가르치는 경극이 정통에 가까운데 비해 홍콩에선 보여주기 위한 기술을 주로 가르쳤다.

조근식: 아이들끼리 성룡과 홍금보와 원표가 싸우면 누가 이기나 내기도 했었다. 나는 홍금보가 이길 거라고 했다(웃음).

홍금보: 당연히 내가 이긴다. 난 길거리에서 싸움도 많이 해봤으니까(웃음). 나는 덩치가 커서 성룡과 원표를 보호하는 형님같은 역할을 했다.

조근식: 한홍합작 영화에 출연한 인연으로 부산에 왔다. 말도 통하지 않고 시스템도 다른 양국 스탭과 배우들이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었는가.

홍금보: 감독이 뭘 원하는지 말하고, 배우가 이해하면 다 되는 일이다(웃음). 감독이 두 사람인 경우도 있었지만, 앞에 나서는 사람은 한 명이었다. 두 사람이 회의를 한 뒤에 합의한 사항을 제작진들에게 알려주는 식이었다. 시스템과 분위기가 서로 다르긴 했다. 하지만 홍콩 스탭들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고, 한국 스탭들은 어땠는지, 나는 모르지(웃음).

조근식: 당신은 <삼덕화상과 춘미육>으로 감독 데뷔도 했다. <귀타귀>는 홍콩 무협 사극이 인기를 잃고 현대물이 쏟아질 무렵 나온 영화였는데, 어떻게 남들과 다른 기획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 영화는 원숭이신을 접신해서 권법을 구사하거나 독에 중독돼 부어오른 배에서 풀이 돋아나는 것 같은 기발한 장면도 많은데, 당신이 상상한 것인가, 중국 전통에서 찾아낸 것인가.

홍금보: 그런 기획은 모두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가르키며)이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이다. 여러 방면에 관심을 두고 그때 그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걸 찾아내야 한다. 어쩌면 내가 영화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영화만 생각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귀타귀>에 나온 일화들은 대부분 중국 기담에 있던 것들이다. 책을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보기도 하면서 소재를 찾지만, 굳이 메모하지는 않는다.

조근식: 그걸 다 기억한다고?

홍금보: 기억하는 것 같은데(웃음).

조근식: 개인적으로 <용적심>은 조금 실망했다. 당신 무술을 보고 싶었는데, 싸우지를 않으니까(웃음). 당신은 <나이스 가이> <쾌찬차> 같은 성룡의 출연작들을 감독하기도 했다. 내게 그 영화들은 성룡의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작은 소동에서 출발해 엎치락뒤치락하는 실내에서의 액션으로 이어지는 것도 그렇고.

홍금보: 성룡은 주인공이기 때문에 대부분 영화는 성룡에게만 집중한다. 나는 다른 조연들에게도 신경을 많이 썼다. 여러 명이 좁은 공간에서 뒤얽혀 싸우는 것도, 특정한 연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조연 배우들을 모두 보여주려고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거다.

조근식: 당신은 이소룡의 <사망유희>를 비롯해 여러 편의 영화에 무술감독으로 참여했다. 어떤 식으로 액션을 만드는가. 액션 장면을 찍을 때 카메라 워크나 연출에도 신경을 쓰는지.

홍금보: 액션을 만들기 위해선 영화 속의 캐릭터들을 이해하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그것만 알면 다 할 수 있다. 나는 <동사서독>의 무술감독도 했는데, 시나리오 안 쓰기로 악명높은 왕가위와도 사전 회의를 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었다. 그리고 물론, 모든 면에 다 신경을 쓴다.

조근식: 당신의 팬으로 약간 서운한게 있다. 당신은 감독과 무술감독, 배우 등 모든 걸 다하기 때문에 오우삼이나 서극, 무술감독 원화평, 성룡 등보다 낮게 평가되곤 한다. 한우물만 팔 걸 그랬다는 마음은 없는가.

홍금보: 나는 서운하지 않다. 난 열 여섯 살때부터 영화를 했고, 영화는 곧 내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건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거다. 내 영화를 본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면, 그것이 곧 내 행복이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일을 해왔지만 가장 좋아하는 일이 연출이긴 하다. 한동안 쉬었는데 다시 일을 시작해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나는 영화로 다시 한 번 서고 싶다.

조근식: 당신은 수십년 동안 수많은 영화를 찍었다. 당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홍금보: 영화는 생(生)의 한 길이다. 한순간 벗어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길.

조근식: 나는 웃기고 친근하면서도 페이소스를 담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 좋았다. 하루빨리 당신을 다시 배우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홍금보: 또제(고맙다).

정리=김현정 사진=손홍주

Director of the film, , Joh Geun Shik spent his adolescent period watching the films of Jackie Chan and Sammo Hung Kim-Bo. "I liked Sammo Hung Kam-Bo a lot because he seemed like my big brother", director Joh said. He said he had walked to Sammo Hung Kim-Bo and recklessly taken a picture of him at the Cannes Film Festival in 2001. There Sammo Hung Kim-Bo came to Pusan. He, invited to 'The Decades of Co-porduction between Korea and Hong Kong', will meet Korean audiences who have laughed and cried in the early 80's with and . Director Joh Geun Shik came to Pusan by early train. Crossing the nations and generation, he finally met Sammo Hung Kim-Bo.

Joh: you have studies at the Beijing Opera School. When I was young, I thought people from that school were all masters.(laugh) I have heard about 'The Seven Little Fortunes'. What have you learned from the Bejing Opera School?

Kim-Bo: They actually don't teach the martial art. I have learned Chinese traditional musical with dancing and singing, and I have gone there for 7 years since I was 9 years old. Then, I learned the martial art after I gratuated from the Beijing Opera School. 'The Seven Little Fortunes' means 7 kids who had performed together. Jackie Chan, Biao Yuen and I were three among those 'Seven'. As I mentioned before, we didn't learn the martial art, we usually went to the night club and performed Chinese traditional musical.

Joh: We sometimes made a bet on who would win in the fight of Jackie Chan, Sammo Kim-Bo, and Biao Yuen. I would absolutely bet for you.(Laugh)

Kim-Bo: Definitely I would win because I have fought a lot on the streets.(Laugh) I usually was a big brother for Jackie Chan and Biao Yuen because I was bigger than them.

Joh: you have visited Pusan for the co-production between Korea and Hong Kong. Are there any difficulties working with in different system and languages?

Kim-Bo: A director tells what to do and actors and actresses just follow them.(laugh) Sometimes there are two directors, but there is always one who mainly controls the system. Mostly two directors discussed first and gave the final agreement to the staffs. In fact, there were a bit different system here, but it didn't matter to Hong Kong staffs. But, Well... I don't know how Korean staff think.(Laughing)

Joh: you have made your debut as a director in the film . The film came out when the modern films were more popular than the Hong Kong martial arts films. But, how did you direct differently from other's this time?

Kim-Bo: (Pointing his finger at his head) Thses all plans came from my head. It is necessary to consider diverse ideas as well as need to find items that people would like. I usually read books and documentaries to look for the items but not really takes notes.

Joh: You have directed the films and . I think I feel those two films are somewhat different from Jackie Chan's other films.

Kim-Bo: This film starring Jackie Chan mostly concentrates on him. However, I also took close attention to those other supporting actors and actresses as well. The typical scene which several people were fighting, was not actually planned, but I tried to show many supporting actors as possible through that scene.

Joh: you have worked for a director of martial arts in the film . How do you make the form of actions in the film? do you care about the camera work or planning when you take the action scene?

Kim-Bo: It is very important to understand the relationship among characters in the film to make the form of actions. Moreover, I have been a director of martial art in . Though director Wong Kar Wai was well known for notorious perfectionist, I had no touble with him because we had the early agreement through several meetings.

Joh: There is one thing I feel sorry for you. Because you are doing several jobs as a director and an actor, you are lesser known than John Woo, Tsui Hark, and Yuen Woo-pin for director of martial arts, and Jackie Chan. Why don't you concerntrate on one job?

Kim-Bo: I don't feel sorry for that. I have worked for films since I was 6 years old, and I thought films well represent my life. Making a good film is all I want to do. Also, that people happily enjoy my film is my great pleasure.

Joh: You have taken a lot of films for many years. What is a film meant to you?

Kim-Bo: The film represents the way of my life. The way that I would be back in any moment.

영문번역=김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