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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자단 - 영화제의 캠코더·디카·폰카족 풍경
2004-10-13

"찰칵! 우린 기록하기에 존재한다"

나는 기록한다, 고로 존재한다. 식당에 가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일단 찰칵!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찰칵! 머리 모양을 바꾼 뒤엔 셀프샷으로 찰칵!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일상 생활을 생중계할 수 있는 요즘, 디지털 카메라나 폰카메라가 없이 외출했다가는 어쩐지 손이 심심하다. 그렇다면, 길거리에서 영화 감독들과 배우들을 수없이 만날 수 있는 부산영화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카메라가 얼마나 중요한 생활 필수품일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부산영화제가 막바지로 치닫는 13일, 이제 남포동 피프 광장 주변 거리나 해운대 메가박스 근처는 많이 한산해졌다. 하지만 영화제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를 공책과 연필처럼 들고 다니며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제는 아직 절정이다. SKT 기자단 역시 디지털 카메라로 무장하고, 영화제를 기록하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와 폰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누비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니, 그들이 마음 속에 담아가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캠코더족인 손호성씨는 경성대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그는 부산영화제 기간 중에 스스로 연구 과제를 잡아 촬영을 진행중이라고 했다. “나는 영화제의 영화 상영 이외에도 관객과 감독의 만남이라던가 배우들의 무대인사, 기타 부대행사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축제로써의 영화제의 모습을 발견하고 싶다.”

디카족인 최성윤(24) 씨는 부산 국제 영화제 스태프이다. 필름의 사전 검색과 스크리닝을 담당하는 스크리닝 매니저로 부산 영화제를 돕는 그는 “남포동의 생생한 축제 현장을 남기고 싶어 짬나는 시간을 이용해 극장 앞으로 나와 보았다”면서 “필름을 처음 두 손으로 만져보았다, 의미 깊은 경험이었다”고 부산영화제에서의 경험을 말해 주었다.

폰카족인 박형우(26), 정미나(24), 서정택(33) 씨는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대영시네마 근처 패스트푸드점 앞, 범상치 않은 독특한 차림새와 자세로 앉아있는 이들은, 10일날 영화제에 내려와 하루종일 영화만 봤다면서, 이구동성으로 “<아무도 모른다>가 올해 최고 작품”이라고 말했다. 부산영화제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들은 영화 뿐 아니라 바닷가에 앉아서 조개구이를 먹고 시원한 소주를 마셨던 낭만 역시 큰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서정택 씨는 ‘KT&G 상상예찬’ 영화제작팀으로, 영화제 첫 날부터 내려와 있었지만 어제 영화를 처음 보았다고 한다. “이미 서울에서 졸업영화를 마치고 왔지만 부산에서 찍는 영화는 또 다른 것 같다. 한정된 시간과 낯선 장소에서 집중력있게 만들어 내는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는 그의 얼굴에서 촬영을 갓 끝낸 영화에 대한 설렘을 읽을 수 있었다.

이혜민 정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