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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영화제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World fantastic cinema)
2001-07-05

세상은 넓고 판타지도 넓다. 호러와 스릴러의 틈, 혹은 그 모든 것.

판타지가 날개를 펄럭이면

메멘토 Memento

미국|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출연 가이 피어스, 캐리 앤 모스| 116분| 2000년

영국

출신 크리스토퍼 놀런의 <메멘토>는 기억과 망각의 조각난 거울 맞추기다. 자신의 아내를 강간하고 살해한 남자와 몸싸움을 하다 뇌손상을 당해,

15분 전의 일을 기억할 수 없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레나드. 그에게 오로지 지속되는 기억은 아내의 마지막 모습과 그녀를 죽인 자에게

복수해야 한다는 사실뿐이다. 레나드는 기억의 복원을 위해 수사에 필요한 단서를 온몸에 문신으로 새기고,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담는다. 읊조리는 듯한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되는 이야기는 사건의 끝이다. 의 출세지향적 수사관이었던 가이 피어스의 강박적 연기가

돋보이며 <매트릭스>의 캐리 앤 모스가 레나드를 돕는 나탈리로 출연.

샤이너 Shiner

영국| 감독 존 어빈| 출연 마이클 케인, 마틴 란도| 100분| 2000년

낮은 휘파람 소리, 흔들리는 거친 화면, 시작부터 비극의 전조를 띠는 <샤이너>는 비열한 뒷거래가 오고가는 권투계의 실상과 야심으로

인해 서서히 파괴되는 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권투 프로모터인 빌리 샤이너 심슨은 친아들인 에디를 선수로 내세운 타이틀 매치에 모든 것을

건다. 그러나 에디는 시합에서 패한 뒤 살해당하고 빌리는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직접 찾아나선다. 한편 경찰은 불법 권투시합 도중 죽은선수의

살인범으로 빌리를 의심하여 수사를 시작한다. 마틴 란도가 빌리의 상대편 프로모터로 나오고 노장 마이클 케인은 시종일관 혈압 높은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누가미 Inugami

일본| 감독 하라다 마사토| 출연 유키 아마미, 아수로 와타베 | 2001년| 105분

감독 하라다 마사토는 <가미가제 택시> <바운스> <쥬바쿠> 등이 차례차례 소개된 부천영화제의 단골.

<이누가미>는 올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기도 하다. 들개신 ‘이누가미’를 숭배하는 일본 시골마을. 이곳의 보노야마가문의

여자들은 대대로 이누가미를 모시는 단지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 숙명이다. 이 가문의 여인 미키는 이누가미 저주에 관한 전설과 숭배는 미신에 불과하다고

여기면서도 한편으론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도시에서 아키라라는 젊은 교사가 부임해온다. 그가 부임해온 날, 마을은 갑작스러운

안개와 돌풍에 휩싸이고, 그날 밤 마을사람들은 악몽에 시달린다. 그리고 그날부터 미키는 점점 젊어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아키라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마을에 불행한 일들이 하나씩 생겨나자 사람들은 미키 때문에 이누가미의 저주가 되살아났다고 믿는다. 한 가족사를 중심으로 근친상간의 금기와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들개신의 전설로 풀어낸 작품. 저주와 공포에 관한 신비주의적인 분위기가 엄숙하면서도 차분하게 영화를 이끌어간다.

인디펜던트 The Independent

미국| 감독 스티븐 케슬러| 출연 제리 스틸러, 맥스 페리치 | 85분| 2000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그늘에 가려진 미국 B급영화, 그리고 독립영화계의 현실과 애환을 모티 파인먼이라는 허구적 인물을 통해 코믹하면서도

날카롭게 풍자하는 ‘모큐멘터리’. 이 영화의 감독 스티븐 케슬러는 모티 파인먼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삶을 추적하는 헌정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다.

파이먼은 1970년대 이후 무려 427편에 달하는 작품을 연출한 미국 B급영화의 대부. 로저 코먼과 에드우드가 반쯤 뒤섞인 인물이다. 파이먼이

제작한 영화들은 블록버스터와 작가주의를 넘나들며 자신의 방식대로 패러디한 작품이거나 선정적인 방식으로 장르를 뒤섞는 영화들이다. 이를테면 베리만의

<제7의 봉인>을 패러디한 작품, 황당함과 조악함으로 치장된 <치어리더 캠프 대학살>, 와

같은 영화들. 피터 보그다노비치, 로저 코먼, 닉 카사베츠 등이 실명으로 출연, 모티 파이먼의 ‘업적’을 치하하면서 이 가짜다큐멘터리 만들기의

공범자가 된다.

더 홀 The hole

영국| 감독 닉 함| 출연 도라 버치, 데스몬드 해링턴| 102분| 2000년

쫓기듯 달려오는 거친 소녀의 숨소리. 만신창에 피범벅이 되어 쓰러지는 리즈는 2주 전 갑자기 사라진 4명의 학생 중 유일한 생존자.

경찰은 즉각 수사를 시작하고, 리즈와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 여성 심리학자 필리파 호워드가 파견된다. 처음엔 착란증세를

일으키는 듯하던 리즈는 서서히 그들의 아지트였던 지하 벙커,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사라진 젊은이들, 미궁에 빠진 며칠. 얼핏 영국판 <블레어 윗치>처럼 보이는 <더 홀>의 실체는 극단에 이르는 십대들의

질투와 애정 그리고 집착에 대한 보고서다. <아메리칸 뷰티>에서 케빈 스페이시의 반항적이고 예민한 딸로 출연했던 도라 버치가 유일한

생존자 리즈 역을 맡아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지막 반전을 이끈다.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면 Beating of the Butterfly’s

Wings

프랑스| 감독 로랑 피로드| 출연 오드리 토투| 90분| 2000년

적도의

나비가 날개짓을 하면 북태평양에는 허리케인이 인다! 이른바 카오스이론을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적용해서 풍자적으로 그려낸 코미디영화. 파리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서로 스치듯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의 우연적인 행동과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작용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출근을

하던 이렌느는 한 여인에게서 바로 오늘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되리라는 점괘를 듣는다. 하지만 오히려 직장인 슈퍼마켓에서 좀도둑을 잡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택시 안에서는 누군가 던진 돌멩이로 차가 급정차하는 바람에 얼굴을 다치는 등 불행의 연속이다. <숏컷>이나 <매그놀리아>처럼,

카메라는 특별히 주인공을 설정하지 않은 채 이렌느로 시작해서 그녀가 스치고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포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의

우연한 행동들은 여러 사람들을 거치면서 다시 이렌느에게 특별한 인연과 사건으로 되돌아온다. 복잡하게 사는 사람들의 일상이 유쾌하게 콜라주되는

작품. 로랑 피로드 감독의 장편 데뷔작.

스탠리 큐브릭: 영화속의 인생 Stanley Kubrick:

A life in Pictures

미국| 감독 얀 할란| 출연 톰 크루즈, 마틴 스코시즈| 143분| 2001년

1999년 3월 생을 마감한 스탠리 큐브릭에 대한 다큐멘터리. 생의 동반자였던 아내 크리스틴 큐브릭를 비롯하여 마틴 스코시즈, 시드니 폴락,

우디 앨런, 스티븐 스필버그, 잭 니콜슨, 말콤 맥도웰, 니콜 키드먼 등이 그를 추억하며, 등의 초기작과 큐브릭의 어린 시절을 담은 홈비디오, 육성 인터뷰도 들을 수 있다. 다만 큐브릭의 일대기를 그저 연대기순으로

따르는 형식이라 다큐멘터리로서의 참신함은 돋보이지 않는 편. 유작 <아이즈 와이드 샷>에 출연했던 톰 크루즈가 내레이션을 담당했다.

가위 바위 보 Tails You Win Heads You Lose

독일| 감독 한스 귄터 뷔킹| 88분| 1999년작

여성다운 정체성과 욕망을 실현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진취적이고 주저함이 없는 세명의 여자가 과격한 방식으로 삶의 도발을 시작했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 마야와 그녀의 친구 코라. 어느날 자신의 오빠 카를로가 코라를 겁탈하려하자, 마야는 총으로 위협한다. 한데 이에 놀란 카를로가

심장마비로 어이없게 죽고 만다. 눈엣가시 같은 카를로가 제거되자 마야와 코라는 이탈리아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마야는 요나스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해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그녀가 상상하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고, 결국 마야는 코라에게 돌아간다.

코라는 부유하고 지적인 남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코라의 남편은 보기와 달리 코라를 억압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 여기에 마야의 아버지까지

불쑥 찾아오자 이들의 갈등은 더욱 고조된다. 결국 이들은 코라의 남편과 마야의 아버지를 죽이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여기에 코라의 가정부까지

가세해 완전범죄를 이룬다. 여성의 삶에 폭력적으로 끼어드는 남성들에 대해 죽음으로 응수하는 여인들의 황당하고 도발적인 독일식 블랙코미디.

정지연/영화평론가

백은하 기자 lucie@hani.co.kr

이소룡을

찾아랏! Looking for Bruce Lee

한국| 감독 강론| 출연 크라잉 너트| 74분| 2001년

홍대 앞 라이브클럽에서 맘껏 뛰고 지르는 록밴드 크라잉 너트의 일상과 현장에 늘 이소룡의 사진을 흘리는 연쇄살인자를 쫓는 경록의 수사과정에서

나타나는 판타지. 다큐멘터리와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작 <이소룡을 찾아랏!>은 하나의 형식이나 내러티브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간다.

와일드

제로 Wild Zero

일본| 감독 다케우치 데츠로| 출연 엔도 마사시| 98분| 2000년

외계좀비에 맞서 싸우는 로큰롤의 제왕? 황당하고 유치한 유머와 B급영화의 ‘피칠갑’한 상상력이 총 동원된 영화. 경쾌한 로큰롤음악과 함께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머리를 빗어올리는 에이스는 주유소에서 만난 청순한 토비오와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말못할 신체의 비밀이

있다. 씨네락 나이트 상영작

파우스트

Faust

스페인| 감독 브라이언 유즈나 | 98분| 2000년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의 고어 액션영화. 악당들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존은 자신의 영혼을 팔아 암흑세계로부터

강력한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사악함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은 존은 이들에 대항하게 된다. 이미지보다 머쉰 헤드, 콜 챔버 등의 음악이 강렬한

작품.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타이| 감독 옥사이드 팡 & 대니 팡 | 105분 | 2000년작

홍콩 누아르의 영화적 감각과 정서로 연출된 타이작품. 주인공은 귀머거리이자 벙어리인 젊은 킬러. 이를 중심으로 영화는 도시의 뒷골목으로

물러난 젊은이들의 소외되고 그늘진 삶을 포착한다.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멜로적 감성과 복수에 대한 고독한 킬러의 암울한 분위기가 드리운 작품.

딥 리버 Suspicious River

캐나다| 감독 린 스톱케윅| 출연 몰리 파커| 89분| 2000년

강물 옆에 있는 모텔에서 일하는 레일라는 손님들을 유혹해 매춘을 한다. 그러다 게일이라는 남자를 알게 되는데 그의 가학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에게 빠져들고 만다. 강으로 상징되는 여성의 성적 욕망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 등이 미스터리하게 조우된 작품. <키스드>에

이은 린 스톱케윅의 두 번째 작품.

아이와 나무 The Tree

싱가포르| 감독 데이지 첸| 95분 | 2001년

한 사내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경찰이 수사를 나선다. 사내의 죽음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은 9살 난 그의 의붓아들. 그러나 소년은 입을 열지

않고, 그의 집 앞에 기이하게 서 있는 나무에만 집착한다. 경찰은 이 사건의 소년의 친아버지와 나무에 얽혀 있는 미스터리사건임을 알아낸다.

강호고급 Jiang Hu, The Triad Zone

홍콩| 감독 임초현| 출연 양가휘| 108분| 2000년

주성치 영화에서 보았을 법한 극단적 클로즈업, 과장된 몸짓과 표정, 현란한 촬영과 편집이 어울어진 ‘짬뽕’ 코미디. 지하조직의 ‘넘버1’인

지미는 상대편 조직과의 전쟁에 이용하기 위해 스스로를 암살하라는 ‘쇼’를 벌인다. 그러나 이 암살기도를 통해 지미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참모습을 알게 된다.

세븐 데이 투 리브 Seven Days to Live

독일| 감독 세바스찬 니이만| 출연 아만다 플러머, 션 퍼트위| 93분| 2000년

아들을 잃은 엘렌과 마틴 부부는 새로운 생활을 꿈꾸며 시골의 외딴집으로 이사온다. 음산한 기운이 도사린 이 집은 사실 23년 전 미친 남자가

자신의 아내와 자식을 죽인 사건이 일어난 곳. 집에 드리운 악령의 기운은 점점 엘렌과 마틴을 광기에 이르게 한다. <샤이닝>부터

<폴터가이스트>까지 공포영화에서 상당부분은 따왔지만 엔딩은 다소 미약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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