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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걸작선] 전성기 김수용 감독의 감각, <까치소리>
이승훈( PD) 2005-06-02

<EBS> 6월5일(일) 밤 11시40분

김수용의 문예영화 <까치소리>는 김동리가 1966년 <현대문학> 10월호에 발표한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당시 가장 잘 나갔던 감독 김수용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요란하게 울어대는 까치소리와 함께 다소 단순하긴 하지만 절지애니메이션으로 까치의 모습을 표현하며 시작하는 특이한 타이틀백과 함께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첫 장면에서 벌거벗은(당시의 표현의 한계 때문에 감독은 몸에 짝 붙는 흰옷을 입혀 나신의 두 남녀를 표현하고 있다) 두 남녀가 등장하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다 해진 옷을 입은 노파가 그 둘을 쫓아가고, 벌거벗은 두 남녀는 계속 풀숲으로 도망간다. 범상치 않은 시작이다.

한국전쟁에 징집당해 전쟁터에 나갔던 봉수는 고향집에선 죽은 사람이었다. 사망통지서까지 날아왔고 전쟁 뒤에도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약혼녀 정순은 친구 상호와 이미 결혼을 했다. 알고 보니 면서기였던 상호가 정순을 차지하기 위해 사망통지서를 허위로 작성했던 것이다. 전쟁터의 공포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정순을 다시 만나기 위해 손목까지 절단하고 돌아온 고향에서 그는 애인의 배신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정순 역시 봉수의 등장에 심한 심적 갈등을 겪다가 결국 자살을 하고, 봉수를 좋아하던 상호의 동생 정임은 봉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봉수는 첫 장면에서 나타났던 풀숲에서 정임을 범하다 그만 목졸라 죽이고 만다. 정임의 얼굴에서 정순과 상호의 얼굴을 봤기 때문이다. 그곳에 까치가 높이 날고…. 이 무렵 김수용의 영화를 보면 당시 그가 잘 나갔던 이유를 알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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