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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워라, 즐거워라, 행복해라
2001-07-20

영화제 동안 해외 게스트들의 기행 아닌 기행이 수행통역들의 입을 통해 화제 거리가 되고 있다. 뉴스메이커를 자처한 너트슨 형제는 인터뷰에서 ‘옷을 벗어주면 안 되겠나’, ‘엽기적인 포즈를 취해달라’ 등의 사진촬영 요구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게스트들의 입맛도 화제. 부천을 찾은 일본인 게스트들은 대개가 한국음식 예찬론자들, 특히 <이누가미> 배우 하라다 유진과 심사위원장 후루하타 야스오가 비빔밥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아마미 유키는 유진의 적극적인 권유에 못 이겨 호텔 음식점을 찾아 돌솥 비빔밥을 주문했다가 가격이 2만원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바가지를 썼다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그밖에 마리오 도르민스키 판타스포르투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로이드 카우프만 감독은 비빔냉면에, <뉴질랜드 이불 도난사건>의 여배우 다니엘 코맥은 한국 맥주 맛에, <시체유기 자장가>의 클라우스 크래머 감독은 불고기 맛에 반했다. 반면 <티어스 오브 블랙타이거>의 세 배우들은 태국의 전통 관습에 따라 조류(鳥類)를 먹지 못하는데, 아침 식사로 닭고기 스프가 나온다든지, 점심메뉴로 삼계탕이 올라오는 통에 설명을 하느라 고생했다. <공포의 집>의 프로듀서 리차드 믹스는 ‘한국에서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로 ‘개고기 먹는 일’을 꼽기도. 게스트들의 쇼핑 나들이에서도 다양한 취향이 드러났는데, 하라다 유진은 인사동 방문에서 연신 ‘예쁘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부채와 작은 도자기 류를 잔뜩 사들고 들어왔다고. 클라우스 크래머 감독은 부천의 쇼핑몰에서 국악CD를 여러 장 샀다고.

이번 한국방문을 역사교육의 기회로 삼은 감독도 있었다. 다름 아닌 <공포의 집>의 렌스 드리센. 그는 바쁜 일정을 쪼개 전쟁 기념관을 방문하여 한국사람 뺨치는 역사지식을 늘어놓았다고. 가장 엽기적인 면모를 드러낸 게스트는 고무가면 사나이 톡시. 관객들은 영화제 내내 그를 로이드 카우프만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로 철석같이 믿었으나 서강대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초청팀 자원활동가 김진호씨(25)로 밝혀져 영화제 막바지에 즐거운 화제거리를 선사했다. 심지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