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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의 생명을 건 도전의 시작,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이다혜 2005-11-29

“어둡고 힘든 시간이 널 기다리고 있단다, 해리.” 근심어린 덤블도어 교장의 말이 아니어도 어느새 훌쩍 커버린 해리 포터는 밤마다 찾아오는 악몽과 점점 아리게 머리를 파고드는 상처로 잠을 설치고 있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최고의 볼거리로 손꼽히는 트리위저드 마법경연대회에서 우승은 고사하고 살아남는 것만으로 해리는 숨이 가쁜데, 무도회에 함께 참석할 여학생을 찾아야 한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무도회 드레스와 볼드모트의 음모 사이에서 지혜롭게 해리를 이끈다.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는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에마 왓슨)와 함께 퀴디치 월드컵 관람을 앞두고 한껏 설렌다. 퀴디치 캠프장 근처에 볼드모트의 추종자 데스 이터들이 나타나자, 해리는 생생해진 이마의 통증에 고통스러워하며 호그와트로 돌아온다. 호그와트는 마법경연대회인 ‘트리위저드 대회’를 주최, 우아한 프랑스의 보바통 마법아카데미 여학생들과 강인한 불가리아 덤스트랭 학교 남학생들을 초청한다. 참가 연령 미달인 해리의 이름을 불의 잔이 뱉어내면서, 해리는 론을 비롯한 학생들의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그 정체와 진의가 수상한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인 ‘매드아이 무디’에 의존한다. 해리를 위험에 몰아넣기 위해 불의 잔에 그의 이름을 적어 넣은 자가 누군지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해리는 생명을 건 도전에 나선다.

시리즈의 이전 책들보다 현격히 두꺼워진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을 영화로 옮기기 위해 마이크 뉴웰 감독이 선택한 방법은 과감한 생략이다.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도니 브래스코> 등을 감독한 드라마의 대가답게 그는 볼드모트와의 대결과 무도회를 큰 축으로 이야기를 꾸리면서 퀴디치 월드컵 장면을 축소하는 대신 극적인 감정의 널뛰기를 해리에게 선사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론이 해리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예연자 일보’의 기자는 해리에 대한 엉뚱한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고,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동반하고 무도회에 참석하는 일은 불가능해진다. 해리의 고민은 그래서 이제 시작이다. 악의 세력이 본격적으로 그 권세를 떨치기 시작하는데 해리는 이 모든 일을 홀로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몸을 의탁할 데라곤 어디에도 없는 혹독한 시간이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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