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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진정한 다국적 프로젝트는 가능한가

중국 중심의 다국적 프로젝트, 시너지 효과보다 흥행만 고려… <묵공>이 타계책 될까

영화 <묵공> 촬영현장

한국, 중국, 홍콩, 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5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16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규모의 시대극 <묵공>이 베이징 근처 이시엔 지방에서 ‘전국시대’를 재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유성어> <자소> 등 드라마성 강한 영화로 소개되었던 홍콩의 중견 감독 장즈량과 갈수록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유덕화가 합심하여 제작하는 <묵공>은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최근 붐처럼 일고 있는 아시아영화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다국적 프로젝트를 잇는 대작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웅>을 필두로 중국에서 제작되는 대작영화에는 이제 어김없이 중국 국적 이외의 스탲과 배우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비단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 영화계만의 현실은 아니겠지만 외견상 보자면 중국 영화계가 아시아영화 생존의 대안처럼 논의되고 있는 영화 네트워크 형성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제작형태의 내면에는 먼 앞날보다는 눈앞의 상업적 이익만을 고려하여 그들의 유명세만 이용하려는 처사가 숨어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특히 올해 제작된 <칠검> <신화> <무극> <퍼햅스 러브> 등의 경우 화어권 지역에 TV드라마로만 알려진 한류스타들을 지속적으로 캐스팅해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지금까지 공개된 <칠검>과 <신화>가 김소연과 김희선이라는 한국 배우를 들러리로만 머물게 하지는 않았지만, 두 나라의 문화가 진정으로 동화되고 영화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두었다기보다는 한류 열풍에 편승한 것은 아닌가 하는 혐의를 벗어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두편의 영화가 중국 내에서는 크게 성공했지만 주변 아시아 영화시장에서의 흥행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근 칭다오에서 개최된 타국과의 합작영화에 대한 세미나에서도 중국 영화계는 한국영화를 파트너로 인식한다기보다 견제의 대상으로 보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네 나라가 공동으로 출자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실력파 배우 안성기를 캐스팅하고 무한한 영화 소재의 보고인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선택한 <묵공>이 진정한 의미의 아시아영화 네트워크를 실현하길 기대해 본다. 시황제가 진나라를 세우기 직전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겸애’와 ‘비공’을 실천하는 묵가의 사상을 받든 제자 ‘혁리’가 위험에 처한 약소국을 도우는 활약상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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