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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봅시다] 야생동물 기르는 법
김나형 2006-01-17

<투 브라더스>

<투 브라더스>의 소년이, 너무 귀여워 먹어버리고 싶은 커다란 발과 역시 커다란 머리와 귀에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아기 호랑이를 인형처럼 침대에 재우는 것을 보며 어쩌면 당신도 저런 야생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어찌 아니랴. 새끼 때는 인형같이 귀엽고 커서는 당당하고 우아한 동물이 될 고양잇과 짐승(사자, 표범, 호랑이 같은)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 누구나 한번 품어볼 만하다. 실제로 미국 31개 주에서는 이런 맹금류를 기르는 것이 합법화되어 있어, 무려 7천여마리의 호랑이가 애완용으로 길러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런 맹금류를 키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동물을 구해야 하는데 구하기 어려울 뿐더러 몇 백만원은 족히 주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동물들이 한국에서 보호대상으로 지정된 동물들이므로, 비싼 값을 치르고 샀더라도 불법적인 동물 구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당신에게 이 야생동물을 파는 사람은 밀렵꾼일지도 모른다). 합법적으로 야생동물을 기르려면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아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검증받은 우리와 충분한 사육공간을 확보해야 한다(예를 들자면, 곰을 사육하는 농가들은 모두 허가를 받아 곰을 기르는 것이다). 이것저것 요건이 다 갖추어졌다고 치면, 이제 천문학적인 사료비와 꾸준한 청소와 관리가 이루어지고, 주변 이웃의 원성을 사지 않을 만한 거주환경이 필요하다. 자취방 혹은 아파트에서 한끼 3500원짜리 밥을 먹으면서, 하루 몇 Kg이나 되는 고기를 먹어치우는 동물을 기를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보자. 그리고 물론 훈련을 잘 시켜야 할 것이다. 여차하다가 귀여운 자신의 애완동물의 이빨과 발톱에 일찍 생을 마감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정 야생 동물을 키우고 싶으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각종 진귀한 거북 종류나 이구아나 같은 파충류들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이구아나 역시 늘 일정 온도를 유지하고 살아 있는 먹이를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르기 어려운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맹금류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커다란 동물’이란 부분에 여전히 미련이 남는다면 메인쿤(고양이의 한 종류)이나 말라뮤트, 허스키(개의 한 종류) 같은 큰 애완동물들을 길러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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