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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의 성장 과정을 담은 로드무비, <온 더 로드, 투>
이종도 2006-01-18

YB(why be로도 읽힐 수 있는)로 다시 거듭나는 윤도현밴드가 길 위에서 고통과 즐거움을 얻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로드무비. 2005년 봄, 걱정과 희망을 반씩 섞어 트렁크와 함께 런던행 비행기에 올라탄 윤도현밴드. 영국 신인 록밴드 스테랑코와 더불어 영국,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지를 한달간 돌며 순회공연에 나선다. 아무도 모르는 신인 밴드로 다시 시작한다는 게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밤새 버스를 달리며 햇반과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겨우 50명도 안 되는 관객 앞에서 그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이러다가 밀라노 공연, 대규모의 런던 코코 마지막 공연까지 치를 수 있을까. 참고로 <온 더 로드, 원>이란 작품은 없다. <사랑, Two>에서 영감을 받은 이 제목은 그들의 첫 번째 유럽 투어가 그들의 히트곡처럼 오랫동안 기억되는 도전이 되길 바라는 염원이자, 초년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열정으로 YB시대를 다시 열겠다는 다짐이다.

제각각 공연장

도시의 얼굴이 저마다 다르듯, 공연장도 저마다 다르다. 첫 공연을 한 런던 외곽 하이위컴비의 조그만 클럽 화이트 호스에선 맥주를 즐기는 나이 지긋한 노인들의 얼굴이 보인다. 런던 한복판의 세계적인 공연장 아스토리아, 한국 입양아들이 몰려와 열광적으로 지지를 보내준 네덜란드의 헬몬트, 공장을 개조한 넓고 휑한 클럽인 베를린 장벽 근처의 클럽 프리츠, 찰리 채플린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세월의 고색창연한 때가 묻어 있는 런던 북부의 코코 등에서 윤도현밴드의 피와 땀 가득한 록음악을 느낄 수 있다.

투어버스 안의 노래방

뮤지션 여덟명이 모인 버스 안은 다름 아닌 작은 클럽이자 라이브홀이다. 지루할 정도로 길고 긴 투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장소이기도 하다. 노래 실력을 뽐낼 기회가 없는 스테랑코의 드러머가 노래를 불러 멤버를 즐겁게 하는가 하면 빅 리가 술술 풀어낸 아름다운 가사에 멤버들이 기타로 멜로디를 붙이면서 곡을 만들기도 한다. ‘고속도로 위의 어둠’이란 곡인데, 독일 뒤셀도르프 라디오에서 처음으로 공개 연주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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