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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가 만들어낸 끔찍한 공포,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문석 2006-04-21

승승장구하는 변호사 에린(로라 리니)은 악마를 쫓기 위한 ‘엑소시즘’ 의식을 벌이다 한 소녀를 죽인 혐의로 기소된 무어 신부(톰 윌킨슨)를 변호하게 된다. 무어 신부는 대학교에 들어간 뒤부터 이상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에밀리 로즈(제니퍼 카펜터)의 병이 정신질환이 아니라 악마가 들린 것이라 판단하고 퇴마의식을 행했던 것. 에밀리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치열한 법정공방이 벌어지면서 에린은 사건의 진실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고, 점차 어두운 기운을 느끼게 된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의 바탕이 된 실화

<엑소시즘…>는 독일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이 사건은 책으로 만들어졌는데 인류학자 펠리치타스 굿먼이 쓴 <안네리제 미셸의 엑소시즘>이 그것이다. 1952년 태어난 안네리제 미셸은 68년 어느 날 급작스레 자신의 육체를 통제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계속 몸이 떨리고 부모와 세 자매의 이름조차 부를 수 없게 된 것. 정신병원의 의사들은 그녀의 증상을 간질로 진단해 치료에 들어간다. 하지만 병은 낫지 않았고, 70년에 접어들면서 안네리제는 기도할 때마다 악마적인 표정을 지으며 “지옥에서 불가마에 넣겠다”는 말을 했고, 의사를 “악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주교의 거부로 엑소시즘이 행해지지 않는 가운데, 안네리제의 상태는 더욱 나빠진다. 그녀는 가족들을 때리고 물었으며, 음식 먹기를 거부했다. 또 돌바닥에서 잤고, 거미·파리·석탄을 먹었고 심지어 자신의 오줌을 마셨다. 그리고 십자가를 파괴하고 예수의 그림을 부쉈고, 묵주를 망가뜨렸다.

1975년 부르츠부르크의 주교는 안네리제의 육체에 악마가 빙의했다고 판단하고 두명의 사제로 하여금 엑소시즘을 행할 것을 승인한다. 엑소시즘을 통해 두 신부는 그녀의 육신 안에 루시퍼, 유다, 네로, 카인, 히틀러 등 여러 악마가 빙의됐다는 것을 알았다. 이 과정에서 안네리제는 잠시 정상을 찾기도 했지만, 결국 1976년 7월1일 사망한다. 법적 사인은 아사(餓死)였고, 그녀의 부모와 두 사제는 과실치사로 기소된다. 2년동안의 재판 끝에 이들은 징역 6월과 보호관찰 처분을 받게 됐다. 독일 주교회의는 그녀가 악마에 빙의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은 악마와 죽을 때까지 싸웠다는 이유로 그녀의 무덤을 찾아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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