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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날아온 보석 같은 영화, <내 곁에 있어줘>
이종도 2006-05-03

싱가포르에서 날아온 보석 같은 영화. 서로 다른 빛을 뿜어내는 보석알을 꿰는 솜씨와 영화에 담은 따뜻한 마음이 돋보인다. 조금은 뻣뻣하고 재미없고 소심한 경비원이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을 짝사랑한다. 소녀는 사랑하던 사람에게 배신당하자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아내를 떠나보낸 뒤 아들에게 끼니 챙겨주는 것이 유일한 낙인 노인은 아들 덕분에 앞을 못 보는 할머니를 만난다. 영화는 마지막에서 앞 못 보는 할머니 테레사 첸의 이야기로 흩어졌던 보석알을 줄로 엮는다. 연인을 병으로 잃은 뒤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죽은 연인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테레사 첸 할머니의 마음이 등장인물들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곁에 두고 싶은 여자 - 테레사 첸

<내 곁에 있어줘>에 결정적 영감을 안겨준 62살의 정력적인 여성으로, 14살부터 시력과 청력을 잃었지만, 그 뒤 10년 넘게 춤, 스케이트, 승마, 뜨개질까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다. <내 곁에 있어줘>는 그녀의 첫 출연 영화로 실명 그대로 등장하고 있으며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담담하게 연기했다. 2003년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에릭 쿠 감독에게 직접 제공한 장본인이며, 감독은 테레사의 이야기에서 영화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편지를 교환하며 영화의 빈곳을 채워나갔고, 감독은 테레사에게 영화에도 출연해줄 것을 요청했다. 에릭 쿠 감독은 “원하는 것을 말하면 한번에 알아차리고 바로 표현해내는 배우”라며 찬사를 보냈다.

에릭 쿠 감독

에릭 쿠 감독은 2005년 칸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으로 초대받은 것을 비롯해 토론토, 밴쿠버, 도쿄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대받아 조용하지만 열띤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국내 관객을 찾았는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해 11월에 열린 제2회 CJ아시아인디영화제에서 소개됐다. CJ아시아인디영화제에서는 관객이 직접 투표로 뽑는 관객상을 수상했다. 에릭 쿠 감독은 10년 전 데뷔작 <Me Pok Man>으로 부산, 후쿠오카영화제에서 주목받으며 등장했고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2006> 프로젝트에 참여해 싱가포르의 사회문제 중 하나인 외국인 가정부에 관한 인권영화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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