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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출품 <디 아더스> 프로듀서 박선민씨
2001-09-06

“미국에서 <디 아더스>가 개봉한 뒤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에서 영화 구상 및 제작과 관련해 여러가지 제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천천히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일을 하고 싶다.”

미국 영화잡지 <버라이어티>가 99년에 선정한 `주목할 만한 프러듀서 10인'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 재미 한국인 박선민(38·사진)씨가, 자신이 프러듀서를 맡은 <디 아더스>가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됨에 따라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주연배우 니콜 키드먼 등과 함께 베니스에 왔다. 5년전에 아메나바르 감독의 데뷔작 <떼시스>를 보고 그를 주목해 찾아가 만났던 박씨는 처음부터 <디 아더스>를 함께 기획했고, 영화를 영어 아닌 스페인어로 만들 것을 제안한 장본인이었다. 이 영화의 프러듀서로 화면에 이름이 오르는 세명 가운데, 박씨가 맡은 일은 스페인 스태프와 톰 크루즈를 비롯한 미국 제작자들 사이를 중개하고 연결짓는 것이었다. 이 영화는 미국 개봉 3주만에 5천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베니스영화제서도 3회에 걸친 시사회가 모두 만원사례를 이루면서 최고 인기영화 가운데 하나가 됐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박씨의 위상이 더 올라갈 것은 분명했다. 박씨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영화제작의 몇몇 뒷 얘기를 들려줬다. “영어를 잘 못하던 알레한드로 감독을 부추겨 2년 동안 영어공부를 하게 한 뒤 이 영화를 영어로 찍었다.… 톰 크루즈가 알레한드로 감독과 합작 계약을 맺고 나서 어느날 갑자기 점심식사 때 니콜 키드먼을 데려왔다. 그때 니콜이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출연을 자청했다.”

10살때 미국으로 이민간 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재학중 교환학생으로 서울대 철학과를 다녔고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박씨는 대학원 때 삼성영상사업단의 영화수입일을 돕기도 했고, 졸업 뒤 로스앤젤레스에 맥스미디어라는 영화 기획·제작사를 차려 첸 카이거의 <황제와 암살자>같은 화제작의 프러듀서를 맡았다. 얼마전부터 자신이 직접 감독으로 나서 <투 퓨어>라는 영화를 찍고 있다는 박씨는 감독 일과 관련한 더 이상의 말은 피한 채 프러듀서로 돌아가 “한국에 재능있는 감독이 있으면 정보를 달라”고 말했다.

베니스/임범 기자is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