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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히스패닉 관객에 주목하다
김혜리 2006-08-09

히스패닉영화 시장 겨냥한 작품 기획과 제작 줄이어

지난 5월 불법이민자를 추방하려는 ‘반이민법’에 저항하는 시위를 주도해 정치적 저력을 과시한 히스패닉(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 미국 이민자와 후손) 인구가, 할리우드의 새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라티노’로도 불리는 히스패닉계 인구가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1%. 그러나 관객으로서 히스패닉계는 연간 관람 편수가 7.6편으로 백인의 6.5편, 흑인의 6.4편을 웃돈다.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극장을 찾는 특유의 성향이 큰 이유. 액션·종교적 내용, 도회적 분위기를 지닌 영화에 호의적인 히스패닉 관객은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 첫 주말 관객의 3분의 1을 점유하기도 했다.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

<버라이어티>가 주목한 동향은 히스패닉 관객에 대한 고려가 마케팅을 넘어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기획과 제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 지금까지 히스패닉 영화는 <이 투 마마>, <모토사이클 다이어리>에서 보듯 인디영화계의 몫이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저렴한 예산으로 상당한 국내외 박스오피스 수입을 보장하는 매력이 원인이다. 유니버설은 히스패닉 관객을 겨냥한 저·중급 예산 영화 전문 프로덕션을 발진하고 <보이즈 앤 후드>로 흑인영화에 새바람을 몰고 왔던 존 싱글턴 감독에게 지휘를 맡겼다. 디즈니는 1천만달러급 예산을 들인 라틴코미디를 디즈니 고유 브랜드로 확립할 심산으로 샐마 헤이엑, 존 레기자모 주연의 작품을 진행 중이며 워너브러더스도 뒤를 따르고 있다. 한편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아르헨티나 기업가 에두아르도 콘스탄티니 2세와 펀드를 조성해 향후 3, 4년간 14편의 남미영화를 수입할 계획이며, 포커스 피처스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영화사 카나나필름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관객에게 선 보일 할리우드산 히스패닉영화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는 스튜디오 간부들이 히스패닉 관객의 정확한 속성에 무지하다는 점. 실제로 폭스의 2003년작 코미디 <체이싱 파피>는 라티노를 상투적으로 묘사해 흥행에 실패했다. 갱에게 남편을 잃고 국경을 넘은 히스패닉계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 <일리걸 텐더>를 제작 중인 존 싱글턴은 히스패닉 관객은 결코 단일하지 않은 취향의 다국적 관객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지향하는 영화는 히스패닉인을 주변으로 밀어내거나 설교하지 않는 영화, 강한 드라마와 액션을 포함한 영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