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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있게 골라서 처리한다! <예의없는 것들>
김수경 2006-08-24

킬라(신하균)는 혀가 짧다. 그래서 그는 벙어리인 척하고 살아간다. 혀수술을 위해서는 1억원이 필요하다. 킬라는 원래 요리사였다. 채소를 썰던 그에게 반한 똥무게(박길수)의 제안으로 수술비용을 벌기 위해 그는 살인청부업에 뛰어든다. 선배 발레(김민준)는 킬라에게 작업의 기준과 철학을 조언한다. 발레와 함께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접한 킬라는 ‘예의없는 것들’을 자기 작업의 원칙으로 삼는다.

한편 킬라는 작업이 끝날 때마다 좋아하는 해물요리를 마음껏 먹은 뒤, 피 냄새를 지우기 위해 끈적바에 들러 독한 위스키를 마신다. 킬라에게 느닷없이 키스하던 끈적바 마담(윤지혜)은 결국 킬라의 집에까지 쳐들어온다. 이틀 동안 집에 머물며 킬라를 마음껏 범한 마담은 홀연히 사라진다. 킬라는 힘들게 작업을 끝내고 귀가하는 길에 꼬마 강산과 마주친다. 마음이 약한 킬라는 강산을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산다. 킬라는 발레와 함께 재개발 사업과 연관된 깡패들을 처리하던 중 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실수를 범한다.

꽃미남들이 연기한 한국영화 속 킬러들.

<본 투 킬>의 길 길(정우성)은 냉장고에 콜라, 사발면, 현금을 채워놓고 산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퍼런 칼 한 자루를 품은 채 도시를 누비는 그는 홍콩 누아르의 남자들을 떠 올리게 한다. 우수에 젖은 눈동자를 가진 고아 출신의 길을 연기했던 정우성은 개봉 당시 22살의 풋풋한 젊은이였다. 그는 후일 CF와 <데이지>에서 자주 킬러로 등장했다.

<킬러들의 수다>의 하연 어리버리한 형들이지만 하연(원빈)은 그들처럼 훌륭한 킬러가 되는 게 꿈이다. 컴퓨터 전문가 하연은 형들 앞에서 사랑에 대해 일장연설을 할 만큼 꿈 많고 순진한 청년이다. 시시콜콜한 일상사와 형제들의 투닥거림을 다룬 <킬러들의 수다>는 한국영화 중 거의 최초로 킬러를 생활인으로 표현한 블랙코미디.

<달콤한 인생>의 태구 복수의 화신 선우(이병헌)는 거침없다. 문석(김뢰하), 오무성(이기영), 심지어 백 사장(황정민)도 그를 막지 못한다. 하지만 총기밀매상에서 그를 따라온 태구가 선우를 막아선다. 친구의 복수를 위해서 총을 뽑았지만 장난치듯 권총을 돌리면서 건들거리는 태구(문정혁)의 모습은 기존 비장한 킬러들과는 거리가 먼 쿨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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