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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연애담, <해변의 여인>

중래(김승우)는 영화감독이다. 시나리오가 잘 안 풀리는 참에 미술감독인 후배 창욱(김태우)을 데리고 여행을 가볼까 한다. 그런데 유부남인 창욱이 애인을 데려온다. 음악가 문숙(고현정). 셋은 서해안의 신두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여행길에서 문숙과 중래는 창욱을 따돌리고 하룻밤을 같이 지낸다. 서울로 돌아온 뒤, 중래는 이번에는 정말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다시 신두리에 간다. 거기에서 선희(송선미)를 만난다. 첫눈에 중래는 그녀가 문숙을 닮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인터뷰할 겸 그녀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이번에는 선희의 친구 유경(최반야)을 따돌리고 둘이 하룻밤을 보낸다. 그때쯤 문숙도 신두리에 다시 온다. 그리고 중래와 선희가 함께 펜션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한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문숙, 그 방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 중래는 다시 문숙과 단둘이 있다. 이틀 뒤, 이번에는 선희가 중래의 방을 찾아와 문숙을 불러낸다. 두 여자는 차를 타고 포구 횟집으로 가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이해와 질투가 뒤섞이는 그런 대화. 이 아슬아슬한 연애담 이제 어떻게 될까?

고현정, 영화 첫 데뷔작

<해변의 여인>은 홍상수의 일곱 번째 영화다. 평이할 것 같아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이리저리 얽힌 남녀의 연애담으로, 그리고 영화적 재미로 가득 차 있는 것이 그의 영화의 특징이다. 남자 하나, 여자 둘이 묶인 이야기인데, 알고 보면 문숙이라는 여자를 둘러싼 세 사람의 술래잡기다. 그 문숙이라는 여자를 고현정이 연기한다. <해변의 여인>은 제작 초반부터 고현정의 영화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영화에서 고현정이 연기하는 문숙은 독일로 음악 유학을 갔다 돌아와서 단편영화의 음악작업 등을 하는 걸로 설정돼 있다. 말하자면 문숙의 노래가 한 소절쯤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걸 실제로 고현정이 불렀다. 영화에서는 잠깐이겠지만, 새삼 고현정의 노래실력도, 음악의 아름다움도 느낄 만할 듯. 고현정은 <해변의 여인>에서 당당하면서도 때로는 눙치는, 수줍으면서도 때로는 호령하는 알듯 모를 듯 한 미지의 여인 역을 연기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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