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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우리 학교>에 출연한 장지성 학생
최하나 사진 서지형(스틸기사) 2006-11-07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10월27일 개막한 인디다큐페스티발2006의 문을 연 것은 김명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파상을 수상한 <우리 학교>는 일본의 조선학교 ‘혹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를 배경으로 재일동포 학생들의 일상을 좇으며, 그들의 삶과 고민을 담담히 그려낸 작품. 페스티발 개막식의 무대에 오른 김명준 감독 곁에는 <우리 학교>의 이야기를 이끌었던 학생 중 한명인 장지성씨도 나란히 참석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한양대 무용과에 재학 중이라는 그를 만났다.

-완성된 작품을 본 소감이 어떤가. =사실 오늘 본 것이 벌써 3번째다. (웃음)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내가 다 아는 사람들이라, 그 사실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또 내가 다닌 학교를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좋은 점인 것 같다. 솔직히 볼 때마다 눈물이 나는 장면도 있다. 일본 학교와의 축구시합에서 패한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인데, 오늘 보면서 또 울었다.

-다큐멘터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았나. =처음에는 조금 그랬다. 학교에서 감독님을 처음 봤을 때, 그저 ‘아, 감독님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이야기도 거의 나누지 않았다. 조선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수줍어하는 성격이라, 원래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처음엔 감독님도 많이 힘들어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감독님이 학교에 왠지 계속 계시더라. (웃음) 나를 포함해 다른 학생들도 점차 감독님의 존재에 익숙해지면서 서로 친해졌고, 어느샌가 형, 오빠라고 부르는 사이가 됐다.

-조선학교를 다니며 겪은 어려움들이 있었을 텐데, 일본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다른 학생들처럼 저고리를 칼질당한 적은 없다. 하지만 미용실에서 머리를 할 때, 직원 언니가 어느 학교를 다니냐고 물어보면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게 될까봐 집 근처에 있는 일본학교를 다닌다고 거짓말을 하곤 했다. 실제로 일본학교로 옮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를 미국이나 호주에서 다니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다. 일본에서 조선학교는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하므로, 대학에 가기 위해선 별도의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어떻게 오게 됐나. 이곳 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지는 않나. =일본에 있을 때 조선무용을 배웠고, 무용을 계속 공부하고 싶어서 이곳저곳을 알아보던 중 한양대 무용과 외국인 특별전형을 알게 되어 지원했다. 처음에는 내 말투가 이곳 사람들과 다르다는 점이 부끄러워 말을 잘 하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다른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고, 지금은 친구도 많이 생겼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일본으로 돌아가 조선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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