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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쯔이는 ‘해외 홍보용’?

중국 본토의 자국영화 마케팅, 감독 위주로 판도 변화… 티켓 파워 가진 배우는 게유가 유일

장쯔이

최근 베이징 거리를 걷다가 해적판으로 나온 DVD들은 뭐가 있나 구경하면서 필자는 의문에 휩싸였다. <야연>의 해적판 DVD 커버에는 장쯔이가 아니라 조연인 저우쉰이 있었다.

스타덤은 깨지기 쉬운 것으로, 종종 국경을 넘으면 교환될 수 없는 통화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에서 팔리는 중국영화의 중국 DVD였고, 분명 장쯔이는 영화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 포스터에 나온 것도 장쯔이 얼굴이 아니었나? 며칠 뒤 한 영화잡지의 편집부장과 수다를 떨면서 해적판 DVD 커버에 장쯔이가 없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놀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장쯔이는 서구 세일즈를 위한 캐스팅일 뿐이에요. 중국에서 그녀 이름으로 영화를 띄우진 못해요”라고 그가 말했다.

이미 몇년 전부터 장쯔이가- 이전에 공리가 그랬던 것처럼- 서구에서 하는 과대홍보를 보고 추측할 수 있는 정도로 중국 본토 관객에게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오긴 했다. 그래도 충격이었다. 업계의 안팎을 잘 알고 있는 경험 많은 저널리스트인 그 편집부장에게 물었다. 본토의 스타들 중 중국에서 영화를 뜨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누구냐고.

“게유만이 가능해요.” 게유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약 서른편의 영화에 출연한 49살의 배우로 중국 밖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며, 일반적인 남성 영화 스타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주로 풍자코미디로 유명한 그는 베이징 특유의 느린 말투로 대사를 하고, 좋게 말해서 “흥미롭다”고 묘사할 수 있는 대머리의 외모를 하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본토에서 가장 수익이 확실한 주류 감독이자 중국에서 10년 전 대중적 성격의 잘 만들어진 영화를 선구적으로 시작한 펑샤오강 감독이 선호한 배우(그리고 감독의 스크린상 분신을 반영해왔던 배우)였다.

다른 남녀 배우들의 이름을 언급했을 때, 편집부장은 머리를 서럽게 저었다. 지앙웬은 몇년 동안 박스오피스 히트를 치지 못했으며 이제 연출에 전념하고 있고, 40살이 넘은 공리는 이제 중국 기준으로 좋은 때가 다 지난 거나 마찬가지며, 주징레이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연간 6200만번의 방문 수를 기록한- 블로그를 쓰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박스오피스에서는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름이다. 조미나 저우쉰 같은 더 젊은 여배우들은 TV드라마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자신의 이름만으로는 영화를 띄우지 못한다. 그래서 저우쉰의 사진이 해적판 DVD 커버에 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TV드라마를 시청하고 주로 DVD로 영화를 보면서 집에 머무르는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면에서 해적판 DVD는- 상품을 팔기 위해 직접 디자인 작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승인된 디자인작업과 광고홍보를 사용해야만 하는 합법 DVD보다 실제 사업의 흐름을 더 잘 보여준다.

“중국 본토 영화업계 마케팅은 감독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편집부장은 말했다. 중국 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명의 이름은 펑샤오강, 장이모, 첸카이거다. 그래서 중국에서 모든 이야기가 “다 피엔”(대규모 예산 영화)으로 모아지는 상황에서 심지어 펑샤오강이- 전에는 일상에 대한 아이러니한 코미디로 유명했던 감독이었음에도- <야연>으로 대규모 예산 영화의 시류에 편승한 것이다. 평단의 뒤섞인 평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의 전 경력 중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됐다.

이제 펑샤오강이 찍고 있는 것은 일상에 대한 소규모의 풍자코미디가 아니라, 1천만달러 예산의 전쟁드라마 <집결호>(가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태극기 휘날리며> 출신의 기술자들을 활용한 이 영화는 놀랍지도 않게 어떤 유명 배우도, 심지어는 게유조차도 등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