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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시즈 감독 인터뷰

“<디파티드>는 <무간도>와 완전히 다른 세계에 놓여 있다”

-홍콩영화 팬인가? 어떤 점에 흥미를 느껴 <무간도>의 리메이크를 하게 된 것인가. =알다시피 <디파티드>는 전혀 리메이크라고 할 수 없다. 처음 각본을 받았을 때 나는 이것이 홍콩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각본가 윌리엄 모나한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고, 거기에 끌렸을 뿐이다. 윌리엄 모나한이 쓴 <디파티드> 각본에서 내가 좋아했던 것은 완전히 폐쇄된 세상에서의 삶의 방식, 태도, 그리고 문화적 시선이었다. 나는 각본을 받고 꽤 오랫동안 읽어야 했는데, 이미 그 인물과 이야기의 특질을 즐기면서 비주얼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본이 묘사하고 있는 인물들과 그 세상에 대한 흥미가 나를 시작하게 만든 것 같다.

-<무간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그건 성공적인 나머지 두편의 시리즈를 더 낳은 영화이고, 비평적으로도 환호를 받았다. <무간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유위강의 <무간도>는 플롯, 아이디어, 두 밀고자라는 컨셉까지 모두 훌륭한 영화다. 그 영화가 내게 호소한 면은 믿음과 배신이라는 기본적인 스토리였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영화 속에 그 요소들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디파티드>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놓여 있다. <디파티드>는 동시대 남부 보스턴, 아일랜드계 하층민들이 사는 비열한 거리 위에 있다. 흥미로운 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이 내게 (<비열한 거리>의) 로버트 드 니로와 하비 카이틀을 생각나게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아일랜드인에게 느끼는 매력은 어떤 것인가. <갱스 오브 뉴욕>이 첫 번째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나는 아일랜드인들을 항상 친근하게 느껴왔다. 대부분의 아일랜드인들은 내가 자란 동네의 이웃이었다. 그리고 아일랜드 문학, 특히 시는 내게 매우 중요하다. 또한, 아일랜드식 가톨릭은 이탈리아식 가톨릭과 비교되는 것이 있어 매우 흥미롭다.

-영화 오프닝이 딱 <좋은 친구들>이다. 잭 니콜슨의 불길한 보이스 오버에 롤링 스톤스의 노래 <김미 셸터>까지. 당장에 마틴 스코시즈 랜드라는 걸 알 수 있다. =그건 윌리엄 모나한의 각본에 있던 방식이다. 잭이 하는 오프닝 내레이션은 우리를 영화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물론 나는 이런 종류의 것을 그전에도 써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서 흥미로운 건 보이스 오버가 초입부 이후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보이스 오버는 관객을 영화 속 세계에 몰아넣은 다음 거기에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 <김미 셸터>의 사용은? 당신은 그 음악을 <좋은 친구들>과 <카지노>에서도 썼었다. 그 노래는 당신에게 무엇인가. =아무래도 내가 나 자신을 베끼고 있나보다. (웃음) <김미 셸터>의 초입부 리프는 매우 위태롭다. 당신은 뭔가 일이 터질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영화에는 어디에도 피난처가 없고, 누구도 그걸 갖고 있지 못하다. 이 영화의 음악에 대해 생각하던 중에 나는 교통 체증으로 꽉 막힌 57번가 차 안에 있었다. 그때 아주 후진 차를 탄 긴 머리 남자가 소리를 지르고 쿵쾅거리며 <김미 셸터>를 따라 부르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바로 이거라고 생각했다.

-잭 니콜슨과 같이 작업하기까지에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건가. =내가 그와 알고 지낸 건 벌써 40년이다! 내가 <라스트 왈츠>를 촬영할 때 그가 세트를 찾아와 처음 만났다. “당신들 정말 끝까지 한번 밀어붙여봤더구먼” 하며, <택시 드라이버>에 대해 내게 해준 칭찬을 기억한다. 나는 그를 유럽과 할리우드에서 이따금 만났지만, 동석은 못하고 눈인사만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같이 작업하자고 말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그가 거절했었다고 하던데. =그렇다. 하지만 잭은 좀 특별한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그는 역 맡기를 사양하면서도 그 캐릭터를 갖고 어떤 식의 연기를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계속 건네왔다. 그러니까 그의 태도를 읽어내야만 하는 거다. 우리는 잭에게 밀어붙였고, 그는 “좋아, 흥미가 생기는걸” 하며 수락했다.

-피터 오툴이 2003년에 오스카 공헌상을 받으면서 했던 말이 있다. 그래도 여전히 경쟁부문에서 상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섯번이나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오르고도 한번도 수상하지 못한 기분이 궁금하다. =거기에 대한 글이 너무 많이 쓰여진 것 같다. 그건 타이밍의 문제다. 내가 만들었던 많은 작품들은 험하고 거칠다. 일부 사람이 그것에 반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많은 감독들은 대다수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을 놔두고 다른 작품으로 상을 탄다. 아카데미는 (언제나) 뒤늦게 쫓아간다. 하지만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중요한 건 내가 <택시 드라이버>나 <분노의 주먹> 같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상 인터뷰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서 발췌 및 요약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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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R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