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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정체성을 찾고 싶었다”
2001-09-21

<너의 엄마도 마찬가지> 감독 알폰소 쿠아론 인터뷰

노골적인 성애장면이 해외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래도 살인장면은 없다. (웃음) 이 영화의 톤은 멕시칸적이지만, 스토리는 유니버설하다고 생각한다. 두 소년이 성에 눈뜨고 탐닉하면서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니까. 다른 나라에서도 심의 때문에 골치 썩는 일 없이 온전히 상영되길 바라지만, 무엇보다 이건 섹스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섹스는 이 영화의 일부에 불과하다.

사회 계급에 관한 영화라는 생각도 드는데.

그렇다. 사회 계급의 문제는 스토리의 근저에 깔려 있다. 그 위에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된 두 주인공의 관계가 깨어지는 과정을 얹었다. 삶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듯 가면을 쓴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가는 것이다.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내레이션이 많다. 특별한 의도가 있었나.

(작가) 서로 얽혀 있는 캐릭터에 대한 코멘트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였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를 중심에 둔 우주를 창조하고 그 속에서 산다. 내레이터의 역할은 그 우주 속으로 관객을 안내하는 것이었다. 또다른 이유는 관객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관객이 극 속으로 너무 몰입되지 않기를 바랐다. 카메라의 시선이 먼 것도 다 그렇게 ‘거리 두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멕시코로 다시 돌아온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첫 영화를 찍은 뒤에 멕시코에서 찍을 만한 프로젝트 찾고 있었다. 할리우드에서의 경험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점점 내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정체성을 찾고 싶었다.

라틴아메리카 영화는 유머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듯 느껴지는데.

모르겠다. 영화마다 타입이 다르니까. 유머는 중요하다. 어디서든 이해되니까. 하지만 <아모레스 페로스>를 보면, 유머와는 거리가 먼 영화임을 알 수 있다. 멕시코 안에서도 이렇게 서로 다른 영화를 만들고 있다.

주인공 소년 캐릭터들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은.

닮은 점이 더 많다. 그들의 에센스는 아주 많이 닮아 있다. 자신이 누군지 정말 모르고 있고, 서로 속고 속인다는 것이 그들간의 공통점이랄 수 있겠다. 차이점은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 만든 것뿐이다.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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