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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 목소리> 첫 주말 140만, 극장가 강타
김수경 2007-02-07

‘그놈’의 ‘목소리’가 전국에 울려퍼졌다. 박진표 감독의 신작 <그놈 목소리>가 주말 극장가를 강타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괴력을 선보인 <그놈 목소리>는 서울 33만 5627명, 전국 140만 7474명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기세로 전체 박스오피스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잠식했다. 1월 31일 부분개봉시 275개, 개봉당일에는 400개에 미치지 못했던 스크린 수는 극장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주말 530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단 이틀 동안 32%에 가까운 스크린의 확대는 <그놈 목소리>의 흥행 폭발력과 장기흥행의 가능성을 점치게하는 긍정적인 지표다.

설경구·김남주 주연의 <그놈 목소리>의 흥행질주는 개봉 당일 이미 예고됐다. 39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그놈 목소리>는 목요일 평일 하루동안 25만5400명을 불러모았다. 7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던 작년 하반기 대표적인 흥행작 <타짜>의 15만명, 현재까지 상영중인 <미녀는 괴로워>의 12만 5천명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 게다가 한국영화 역대흥행 7,8위를 기록중인 두 영화는 당시 <그놈 목소리>보다 더 많은 4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평일에는 500개 내외로 미세하게 스크린이 조정되지만, 주말에는 극장들이 강하게 욕심을 내는 상황이기 때문에 재차 늘어날 것이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은 무엇보다 <그놈 목소리>의 사회적 메시지를 공감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유괴라는 사건은 최근 한국영화에서 굉장히 자주 다루어지는 소재다. 하지만 한국영화에서 유괴는 대체로 코믹한 소재로 쓰였는데 <그놈 목소리>는 실화 사건에 기반한 영화답게 피해자의 관점에서 그러한 일이 얼마나 처참한 지를 보여주는 리얼한 측면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일반 관객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영화적 재미만이 아닌 사회성과 감정 몰입을 함께 하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었고, 그것이 더 큰 파급 효과를 불렀다”고 분석했다.

주요한 관객층에 대해서도 “관객층으로 보면 여성관객의 만족과 호응도가 높다. 더불어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영화에 더욱 큰 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주말 상영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영화가 제시하는 공소시효 폐지, 미아찾기본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를 둘러싼 사회적인 관심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목요일 개봉한 후 3일만인 토요일에 전국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부분도 흔치 않은 호조다. 흥행작 중에도 <태극기 휘날리며>가 토요일, <실미도>와 <왕의 남자>가 일요일에 100만명을 돌파한 사례가 있을 따름이다. 140만명이라는 <그놈 목소리>의 첫주 스코어를 능가하는 한국영화는 작년 7월 개봉하여 한국영화 역대흥행 1위를 세운 <괴물> 뿐이다.

개봉 전 <그놈 목소리>의 호조를 예상했던 충무로의 한 제작자는 “기본적으로 영화가 가진 성격과 제작진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 했던 사회상과 감정이 절묘하게 조화됐다. 관객과 만나기 전부터 감독이 ‘아름다운 선동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표현했던 지점이 관객에게 적극적인 공감대를 끌어냈다. 장르적인 영화만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전체 관객은 그러한 적극적인 전달에 공감했기에 현재의 흥행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현영·이동욱 주연의 <최강로맨스>는 개봉 2주차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서울 5만9073명, 전국 25만1114명을 불러모은 <최강로맨스>는 서울 23만 817명, 전국 100만 4199명을 동원했다. <최강로맨스>는 손익분기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주대비 40%에 달하는 드롭율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전주 3위에서 10위로 급락한 <마파도 2>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코미디영화는 시간을 거듭할수록 다른 장르에 비해 드롭율의 낙폭이 급격한 편이다. 장이모우 감독의 무협대작 <황후花>도 선전했다. 아담 샌들러 주연의 <클릭>과 멜 깁슨이 감독한 <아포칼립토>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외화 중 1위를 차지한 <황후花>는 80만명을 돌파하며, 100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개봉 8주차에 접어든 <미녀는 괴로워>는 중위권을 지키며 683만명을 동원한 <타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서울 4만448명, 전국 14만 3589명을 동원한 <미녀는 괴로워>는 643만명을 돌파해 한국영화 역대흥행 7위 <타짜>와의 격차를 40만명으로 줄였다. 평일 3만명 내외의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는 <미녀는 괴로워>는 상영이 구정 기간까지 지속된다면 <타짜>의 기록 경신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이번주 흥행은 중위권 다툼이 매우 치열했다. 절대강자 <그놈 목소리>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3위부터 9위까지 개별 영화간의 격차가 1만명 내외에 불과한 숨막히는 경쟁이 벌어졌다. 특히 르네 젤웨거 주연의 <미스 포터>와 멜 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는 수백명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한편, 1위 <그놈 목소리>와 2위 <최강로맨스>는 5배가 넘는 격차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체 박스오피스의 비중에서도 <그놈 목소리>는 40%, <최강로맨스>는 10%를 기록할 만큼 <그놈 목소리>의 첫주 스코어는 대형 흥행작의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두달 가까이 상영중인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몰이를 <그놈 목소리>가 이어받는 형국이다. 다음주 <바람피기 좋은 날>,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가 개봉되지만 장르적으로 중복되는 측면이 없고 극장측이 호의적인 <그놈 목소리>의 우세가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