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오로지 영웅적인 성공담 <행복을 찾아서>

진정 미국적인 행복을, 가장 미국적으로 찾는 방법

예전에 각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 알아보는 <성공시대>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다. 모두 뛰어난 재능과 투지를 갖추었기에 성공했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인물은 어려운 환경에서 불굴의 의지로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한 이들이었다. 윌 스미스 부자가 열연한 <행복을 찾아서>는 그런 성공실화의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의 21세기판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는 빈털터리 노숙자로 월스트리트에 입성해 불우한 환경과 흑인이라는 인종적 핸디캡을 이겨내고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 회장이 된,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아내가 떠난 뒤,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과 아들에 대한 사랑이다. 자신의 비천한 태생을 노래했던 서정주의 <자화상>의 마지막 구절처럼 이 작품은 개처럼 헐떡거리며 뛰어다니는 크리스 가드너의 모습을 계속해서 비춘다. 그는 도둑맞은 물건을 되찾기 위해,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아들과 함께 잘 방을 마련하기 위해 쉴새없이 뛰고 또 뛴다. 그의 달음박질은 차를 소유할 수 없는 그의 경제적 상황을 말해주는 동시에 가난을 이겨낼 수 있는 그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달리기를 통해 인생의 슬픔을 이겨내고, 전 미 대륙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포레스트 검프>의 제작자였던 스티브 티시가 이 영화에서도 공동제작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재밌는 우연이다.

가슴 끓는 부성애와 패기만만한 도전의식으로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내는 크리스 가드너의 모습은 매우 믿음직스럽다. 그러나 그의 비범한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강조하면 할수록 그의 상사를 비롯한 부유한 백인들의 자비심을 순진하게 포착할수록 영화는 점점 더 불편해진다. 사회구조적으로 초래된 빈곤을 비범한 개인의 능력을 통해 극복해야만 하는 불합리성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영웅적인 성공담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감독은 가드너 부자가 홈리스로 전락할 때까지 왜 사회는 그토록 속수무책이었는지에는 무심한 채 관객의 눈물을 짜기 위한 도구로 빈곤을 활용한다. 그래서 하얀 피부와 금발머리가 넘실대는 거리에서 환희에 찬 미소를 짓는 크리스 가드너를 클로즈업한 마지막 장면은 존재하지도 않은 행복을 잡았다고 설득하는 가짜 해피엔딩처럼 느껴진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