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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녀의 접붙이기 <애처일기>
문석 2007-04-11

중년의 위기를 섹스로 극복하는 두 감독, 두 침대, 두 남녀의 접붙이기.

<애처일기>는 일본 작가 시게마쓰 기요시가 쓴 동명의 연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옴니버스영화다. <비타민 F>로 나오키상을 받았고, <소년, 세상을 만나다> <나이프>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시게마쓰 기요시의 이 소설은 <하얀방> <동심> <애처일기> <연기가 눈에 스며든다> <향연> <작은 소스병> 등 6편으로 이뤄져 있는데, 모두 부부 관계를 소재로 삼아 다양하고 관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쇼치쿠, 포니캐년 그리고 일본위성극장이 손을 잡고 함께 제작한 영화 버전 <애처일기> 또한 원작과 마찬가지로 6편으로 구성됐지만,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동심>과 <향연> 두편이다.

<동심>의 주인공은 주택가에 살고 있는 주부 후지사와 요코(나카하라 쇼코). 그녀의 삶은 별다른 자극이나 변화없는 평범함 그 자체다. 남편 신이치(사이토 아유무)와의 덤덤한 성생활 또한 습관적인 반복에 불과할 뿐이다. 게다가 성에 눈뜰 나이가 된 외아들 준이치도 누드 잡지를 숨겨놓는 등 요코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심드렁한 요코의 일상에 자그마한 변화가 찾아오는 건 중학교 입시를 위해 준이치가 학원의 설날맞이 합숙에 들어가게 되면서다. 아들없이 남편 신이치와 단둘이 설날을 보내게 된 요코는 뜻밖의 일을 겪게 된다. <그 남편, 그 여자의 사정>으로 데뷔한 도미호카 다다후미 감독의 작품이다.

<향연>은 중년에 접어든 남성 이다 마사유키(스기모토 뎃타) 이야기. 마사유키는 이제 늙어가고 있는 아내 교코(무라마쓰 교코)의 육체에 더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 같은 사정은 교코도 마찬가지. 더이상 상대방의 몸을 더듬기를 거부하는 대신 부부는 성적 만족을 각자 알아서 충족시키려 한다. 한 침대 위에 누워서도 각기 다른 바이브레이터로 자위할 정도니 이 부부의 식어버린 육체적 열정은 돌아올 길이 없는 듯 보인다. 그렇게 무심하게 살고 있지만, 마사유키가 성적 자아를 깨닫게 된 것은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윤리 교사의 집에 간 마사유키는 선생님의 부인과 단둘이 있게 되고, 치밀어오르는 욕정을 이기지 못해 부인의 육체에 달려들었던 것. <언젠가 책 읽는 날>로 2005년 몬트리올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오카다 아키라 감독은 <향연>에서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는 부부 이야기를 관능적인 화면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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