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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일그러진 욕망, <스토킹 그리고 섹스>
최하나 2007-06-13

관음을 벗기려다 열심히 옷을 벗긴다.

취업 센터에서 일하는 사토시(수다 겐지)는 포르노영화를 수집하는 데 광적으로 열을 올리는 사내다. 고교생 아이바(아이바 루비)는 친구와 함께 성인용품 판매점을 구경하다가 사토시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모호한 친구 사이가 된다. 센터를 찾은 사요리(시온 마치다)에게 첫눈에 반한 사토시는 스토킹을 결심하고, 아이바에게 사요리의 사생활을 캐줄 것을 부탁한다. <스토킹 그리고 섹스>는 세 주인공이 형성하는 기괴한 삼각관계를 통해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을 그린다. 감독은 훔쳐보기를 통해 뒤틀린 갈증을 채우는 인물들의 모습에 현대인의 소외와 단절, 유의 주제의식을 불어넣으려는 듯 종종 허물어진 폐차장 풍경, 어깨를 늘어뜨린 채 홀로 걸어가는 소녀 등 황량한 이미지를 삽입한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들은 맥락없이 난무하는 나체의 전시 속에서 어색한 겉치례로 느껴질 뿐이다. 억지스러운 상황극과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 무엇보다 곳곳에서 황망하게 출몰하는 낯 뜨거운 장면들은 관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영화가 사실 관음, 그 자체를 의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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