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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인 발기는 패가망신 <완전한 사육 2007>
강병진 2007-08-22

당신의 충동적인 발기는 패가망신의 지름길.

<완전한 사육 2007>의 무대는 일본이 아닌 홍콩이다. 사진작가인 케니(토니 호)는 남편과의 첫 데이트를 회상하며 홍콩을 찾은 일본인 유미(사카가미 가오리)와 충동적인 하룻밤을 보낸다. 하지만 옷만 입고 나면 ‘도로남’이 될 거라 생각했던 케니와 달리 유미는 끈질기게 그에게 집착하고 급기야 그를 어느 저택으로 유인해 감금한다. 그녀의 완전한 사육은 가혹하다. 유미는 도망가려는 케니를 기절시키고 발가락을 자르다 못해, 그를 찾으러 온 애인 니키(보니 로이)까지 난도질하기에 이른다.

<완전한 사육 2007>은 <Love Education>이란 원제를 가진 이 영화의 ‘그럴싸한’ 한국 제목이다. 마쓰다 미치코의 실화 소설 <여자고교생유괴사육사건>을 영화화한 다른 <완전한 사육>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보기보다는 <위험한 정사>나 <미져리> 등과 비교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남자와의 하룻밤 이후 그를 파멸로 이끄는 유미의 모습은 <위험한 정사>의 알렉스(글렌 클로스)와 짝을 이루고, 자신의 사진을 제대로 찍어달라며 광기를 부리면서도 우아한 귀부인마냥 케니를 보살피는 유미의 정신분열적인 행동에서는 <미져리>의 애니 윌키스(캐시 베이츠)가 아른거린다. 이들의 섹스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화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나 사회로부터 소외된 두 남녀의 애달픈 몸짓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케니는 유미를 이해하거나, 유미의 보살핌에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육탄공격에 흥분해서 섹스에 응한다. 끈적한 에로영화가 아니라 ‘거짓말만 하는 남자들을 향한 계도극’으로 받아들인다면 섬뜩한 공포감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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