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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학살자를 기리라굽쇼?
이영진 2007-08-27

<화려한 휴가> 합천 일해공원 상영 두고 전사모쪽과 몸싸움 일어나

<화려한 휴가>

예상했던 대로 터졌다. <화려한 휴가>의 8월23일 합천 상영에서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이하 대책위)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전사모)이 몸싸움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책위는 합천군이 “지난 1월 새천년 생명의 숲 명칭을 학살자 전두환의 호를 따 일해공원으로 명명한” 것을 규탄하고, 또 얼마 전 “미풍양속을 해쳐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화려한 휴가>의 상영불가 방침을 내린 것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상영회 직전 열었는데, 이후 대책위가 미리 준비한 ‘새천년 생명의 숲’ 현판을 걸려 하자 공원 입구에서 침묵시위를 벌이던 전사모 회원 10여명이 달려들어 저지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났다. 예상보다 많은 4천명 정도의 관객이 운집한데다 <교도통신> 등 해외 언론까지 취재에 나선 이날 상영회는 예정대로 진행됐으나 기자회견 때부터 적잖은 신경전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합천 어르신들께서 나서서 ‘광주 사람들은 전두환을 학살자라고 싫어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고마운 존재다. 수해방지를 위해 합천댐을 만들어줬고, 그 덕에 모래톱이 생겨 공원이 조성됐다. 그러니 그분의 호를 붙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그런데 잠깐. 학살과 수해복구를 어떻게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나. 전두환이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합천군이 물바다가 됐을까. 댐 건설이 훗날 그분을 기려야 할 만큼 대단한 역사(役事 or 歷史)인가. <화려한 휴가>를 본 합천군민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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