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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0자평] <무시시>
2007-09-07

단도직입적으로 말 하건데 우루시바라 유키의 원작 만화 <충사>에 대한 좋은 기억을 이어가고 싶다면 절대적으로 이 영화를 피해야 한다. 단순히 <무시시>가 못 만든 영화이기 때문은 아니다. 이 영화는 기이할 정도로 그 어떤 장면에서조차 감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질 않는다. 무미건조함의 극치를 이루는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운 시간들이다. 독자를 빨아들였던 이야기의 매력과 독특한 분위기는 사라져버린 영화의 세계. 볼 것도 느낄 것도, 여운이 남을 것도 영화는 그 무엇도 없다. 오토모 가츠히로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모르는 것 같다. 그에게 감히 묻고 싶다. 원작 만화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그 정도로 <무시시>는 형편없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

'무시(蟲)'는 보통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생명체로 이따금 사람들의 삶을 교란하는데, 이를 볼 수 있고 교정할 수 있는 사람이 '무시시(蟲師)'란다. 마치 '귀신과 퇴마사' 처럼 들리지만, '무시'는 초자연적이라기 보다는 미생물학적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진드기, 기생충, 세균, 바이러스, 프리온 등등. 영화를 보다보면 진기한 설정에 매혹되고, 이따금 임상의학적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한다. 영화의 장점을 꼽으라면 첫째, '무시'의 개념이 지닌 독특한 생태철학적인 세계관과, 둘째,'무시'가 깃들여 살 법한 일본의 숲과 습지의 공기가 묻어나는 화면, 그리고 '완소' 오다기리 죠아오이 유우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참으로 밑도 끝도 없는 편집과 구성이다. 어차피 전설이고 '운명'을 중시하는 동양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쳐도 인물과 서사의 앞길을 '당췌' 가늠할 길이 없다. 중반 이후부터 긴장이 무너지고 이야기는 흘러흘러 별별곳을 적시고 마침내 끝나지만, 왜 거기서 끝나야하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끝나야하는지 '당췌'알 수 없다. 이는 과연 누구의 방침인지, 이 영화를 아리스토텔레스 시! 학에 정통한 미학자 진중권씨에게 보이고 코멘트를 얻고 싶은 심정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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