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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작’에 매달린 로맨스 <첫눈>
정재혁 2007-10-31

‘한·일합작’에 매달린 로맨스. 믿음 빼면 시체다

덕수궁 돌담길과 교토 연못의 보트. 연인이 함께하면 헤어지게 된다는 상징의 대상을 두고 민(이준기)이 말한다. “돌담길 마이너스, 보트 마이너스, 두개 합치면 플러스.” 서로가 가진 아픔을 통해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첫눈>은 간단한 수식으로 완성되는 영화다. 한국+일본. 한국의 다인필름과 일본의 가도카와픽처스가 함께 제작한 이 영화는 이야기 전체를 이 수식으로 끌고 간다. 한국의 남학생이 교토의 고등학교로 전학가고, 일본의 여학생(미야자키 아오이)이 한국어를 배우며, 국그릇이 왜 이렇게 작냐고 불평했던 남자가 미소시루에 빠진다. 서로 다른 나라의 남녀가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느낀다는 전형적인 이야기다. 지루하지만 무리는 없다. 하지만 <첫눈>은 영화 속 인물들을 잘못된 전형성 속에 가두고 시작한다. 적당히 마초적이고, 상냥한 남자 민은 일본 여성이 한국 남자에 대해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착각 속 캐릭터고, 보수적이고 상냥한 여자 나나에는 교토에 대한 한국인들의 지식으로 만들어진 ‘한국적인 교토 여자’다. 도식적인 캐릭터인지라 영화가 보여주는 사건과 드라마엔 어떤 감정적 교류도 없다. <첫눈>은 둘의 사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묘사보단 한국적인 요소가 일본에서 어떤 사건을 만들어내는지에 치중하고, 이야기를 끝내야 하는 대목에선 다시 믿음과 사랑이란 진부한 주제로 돌아간다. 특히 난타와 비보이 공연을 섞은 듯한 퍼포먼스가 등장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예. 단 나나에를 연기한 미야자키 아오이를 보는 즐거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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