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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카오스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
장미 2007-11-14

청춘의 카오스를 그린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두 번째 연출작

청춘은 혼란스럽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두 번째 연출작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는 청춘을 다루는 여타 영화들과 비슷한 태도를 견지하는 영화다. 소년도, 어른 남자도 아닌 십대 청년들은 불안정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바보스럽게 낄낄대다가 잔인할 정도의 폭언을 쏟아내기도 하는 이들 무리는 딱 그 나이만큼의 고뇌를 짊어진 채 가족과 사랑, 미래를 고민한다.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을 주는 몇몇 장면이나 빠른 템포의 음악도, 청춘의 카오스를 빚어내기에 적합해 보인다. 거기다 이 영화가 한 가지 덧붙인 것이라면 단테의 장편서사시 <신곡>이다. 1970년대 스페인의 작은 마을. 신장 하나를 떼내는 수술을 받은 미겔리토(알베르토 아마릴라)는 갑자기 <신곡>에 빠져들면서 시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와 붙어다니는 친구들은 모두 세명. 불우하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파코(펠릭스 고메즈), 동양무술에 심취한 바비, 그리고 모라탈라가 그들이다.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소일하던 미겔리토는 댄서를 꿈꾸는 루리(마리아 루이즈)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단테의 영향을 과시하려는 듯 베아트리체라고 명명한다. 종종 시 구절 일부를 인용하기는 하나 이 영화에서 한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신곡>의 내용이 아닌 정조다. 사후세계를 다룬 그 걸작 서사시에 매혹된 미겔리토는 이상한 열정에 휩쓸리고, 그의 친구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사랑과 섹스에 탐닉한다. 영어 제목도 한차례 쏟아졌다 사라질 법한 ‘여름 비’라는 뜻의 ‘Summer Rain’이다. 영화 역시 딱 그 지점에서, 곱씹을 구석을 남기지 않고 허망하게 끝나버린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2007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라벨유럽영화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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