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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29] <괴물> 소품 外

<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오는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스물아홉 번째는 태릉소품센터의 장석훈 대표가 기증한 <괴물> <공동경비구역 JSA> <웰컴 투 동막골> <화려한 휴가>의 소품입니다.

소품은 미술적인 감각은 물론이고 사회적, 정서적 맥락에 대한 감각이 중요한 파트이다. 연출자의 의도를 구현하면서 관객을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장석훈씨는 후배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열하게 연구하는 타입이다. 20년 넘게 소품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라고 한다. 요즘은 그나마 인터넷이 있고 열의를 가지고 발품을 파는 후배들이 있어 좋아졌다.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실제를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유니폼에 달려 있는 휘장 하나하나까지 정확하게 맞추었다. <화려한 휴가>에서는 군경물품과 무기류를 맡았다. 80∼90년대 시대물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기억은 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료가 없어 더 어렵다. 자동차 번호판이나 경찰복처럼 뇌리에 많이 남아 있는 소품은 신경이 더 쓰인다. 전경이 사용하는 진압용 사과탄(연막탄)과 탄피는 실물이 없어 직접 제작했다. 샘플을 만든 뒤 주물로 본을 떠서 여러 개를 찍어내는 방식이다. <웰컴 투 동막골>에서 팝콘을 튀겼던 수류탄은 손으로 깎아 공들여 만들었다. <괴물>의 한강 매점 안 멧돼지 머리는 박희봉(변희봉)이 젊은 시절 사냥했던 것으로 평범한 아버지가 괴물을 향해 능숙하게 엽총을 쏘는 장면에 개연성을 준다. 강원도에 가서 야생 멧돼지의 머리를 구해 박제했다고 한다. 남일(박해일)과 남주(배두나)의 가방에는 돌을 가득 넣었다. 그래야 무거운 가방을 든 몸짓이 나오기 때문이다. 소품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와 정성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