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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임상수 감독의 용기를 칭찬하다

프랑스 카바이용의 이색영화제 ‘영화적 만남’에서 한국영화 초청. 폐막작으로 <그때 그사람들> 상영

지난 8월23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카바이용에서는 이색적인 영화제가 펼쳐졌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이 영화제는 미셸 루케가 대표인 ‘햇살 가득한 영화 모임’(l’association cine plein soleil)의 주관으로 지난 2004년에 시작되었다. 순수한 시네필들로 구성된 운영진 때문인지 영화제에는 경쟁부문도 없고 상업적이지도 않다. 영화제의 이름 ‘영화적 만남’(Rencontre cinematographique)이 내비치듯, 이 영화제는 일반 관객에게 영화를 소개하고 매년 영화인들을 초대하여 만남을 주선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개설된 청소년 영화 만들기 아틀리에를 통해, 좀더 직접적인 영화와의 만남인 ‘영화 만들기’의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 2005년 아녜스 바르다, 2006년 로빈슨 스테바닌, 2007년 욜란드 모호 등과의 만남을 가진 영화제는 올해 필름누아르를 주제로 미국, 홍콩, 프랑스의 영화를 소개하면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사람들>을 함께 소개했다. 영화제에 특별 게스트로 초대된 임상수 감독은 카바이용의 관객에게 그야말로 이색적인 만남을 제공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임상수 감독의 영화 상영에 앞서서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과 영화제에 상영된 한국영화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영화 컨퍼런스도 있었다. 한 시간가량 지속된 임상수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는 주로 영화에서 보이는 문화적 차이에 관한 질문이 많았지만(참고로, 카바이용은 아비뇽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대단히 외진 시골 마을에 속한다. 그러므로 카바이용 주민들은 한국 문화, 아니 아시아 문화에 전체에 많은 호기심을 보였다) 특정 정치인에 관한 비판적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프랑스인들의 성향을 스스로 비판하면서, 임상수 감독의 용기를 칭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임상수 감독의 등장은 한국 영화인의 저력을 프랑스의 숨겨진 구석구석에까지 홍보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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