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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를 소망하는 한 소녀의 좌충우돌 성공기 <롤라>
장미 2009-01-14

synopsis 롤라(로라 램지)는 우체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도 댄서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절친한 친구 유세프의 소개로 이집트의 전설적인 댄서 이스마한(카멘 레보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그녀는 이집트 전통춤의 매력에 빠져든다.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남자친구 잭(아사드 보우압)의 말에 정직원 자리를 포기하더라도 댄서가 되기로 결심한 롤라. 정작 잭은 그런 그녀가 자신만 위한다며 이별을 고하더니 고향으로 떠나버리고, 사랑에 불타오른 롤라는 카이로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롤라가 뭘 원하든 롤라는 얻어내고 말 거야.’(Whatever Lola Wants, Lola Gets) 재즈싱어 사라 본이 부른 이 노래만큼 이 영화를 잘 요약하는 말이 있을까. 그러니 댄서를 간절히 소망하는 한 소녀의 좌충우돌 성공기를 그린 영화 <롤라>의 매력은 팔할이 주인공 롤라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자친구를 쫓아 대륙을 넘을 만큼 대책없고, 얼어붙은 이스마한의 마음을 녹일 정도로 열정적이며, “춤추는 여자는 모두 창녀”라는 편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당당한 소녀. 게다가 금발 머리에 하얀 피부를 지닌 미국인이, 힙합도 발레도 아니고 벨리댄스라니. 결론만 말하자면 롤라 역을 맡은 배우 로라 램지는 쉽지 않은 배역 안에서도 생기를 잃지 않고, 빛을 발하기까지 한다. 햇볕이 쏟아지는 마담 이스마한의 응접실에서 땀으로 몸을 적시면서 포즈를 취할 때.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온 열기가 공기 중으로 스며드는 순간, 우린 진심으로 그 마음에게 동의하게 된다.

<롤라>를 댄스영화라고 명할 때 특이한 점은 이집트의 전통춤인 벨리댄스를 다룬다는 것이다. <스텝업> 시리즈를 비롯해 춤에 미친 청춘들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았어도 지금껏 벨리댄스를 내세운 작품은 찾기 힘들었다. 활동적인 서양 댄스에 비해 움직임이 정적인 게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누군가에겐 가슴골이 드러난 의상을 입고 몸을 흔드는 여자들의 모습이 이를 상쇄할 이색적인 눈요깃거리로 다가갈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 영화의 치명적인 딜레마 역시 거기서 발생한다는 것. 롤라가 왜 하필 벨리댄스를 배우려고 하는지 드러나지 않으니 연호하는 이집트 남자들은 그녀를 순수한 댄서로 받아들이는 건지 의심스럽다. 로라 램지는 <쉬즈더맨>에서 뭇 남학생들을 사로잡은 퀸카 올리비아로 얼굴을 비춘 배우. <내 친구 알리>로 몬트리올국제영화제 에큐메니컬상을 거머쥔 나빌 아우크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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