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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라는 지옥의 불가마, <핸드폰> 첫 공개
이영진 2009-02-17

일시 2월11일(수) 오후 2시 장소 용산CGV

이 영화

매니저 승민(엄태웅)에게 신인배우 진아(이세나)는 마지막 카드다. 그는 낮엔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고 밤엔 술자리에서 굽실거리는, 딱한 처지의 사내다. 얼마 뒤 승민은 진아의 CF 출연 계약을 성사시키지만, 철없는 진아의 섹스 동영상이 담긴 핸드폰을 분실하고 안절부절못한다. 핸드폰을 습득했다는 한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고 승민은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 기대하나 수화기 저편의 이규(박용우)는 이죽거리며 악몽의 게임을 주문한다.

100자평

<극락도 살인사건>을 찍었던 김한민 감독은 한국형 (토착)스릴러를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핸드폰>은 스릴러의 형식을 지니면서도 그보다 훨씬 무거운 한국사회의 초상을 담고 있다. 한시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바쁘게 채근하고 윽박지르고 읍소하는 사람들, 익명의 존재나 자기보다 불리한 사회경제적 관계의 사람들에게 자기가 당한 억압을 분풀이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이라는 지옥의 불가마에 얽히고 설켜 있다. 영화는 두 남자의 먹고 살기 위한 극한의 분투를 보여주고, 증오와 불신으로 파멸을 맞는 끝장을 그려낸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의 모습을 통해, 대체 어느 정도 악(惡)해야 이 거친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들의 연기를 비롯하여 영화의 만듦새는 만족스럽다. 다만 영화 한편에 너무 많은 갈등을 담으려 했다는 욕심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핸드폰>은 보기에 괴롭고 상당한 피로가 엄습해 오는 영화이지만, 외면하지 말고 똑똑히 보아야 할 사회극이다. 황진미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