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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ef 2001, 날아라, 디지털 영화!
2001-11-28

온라인과 병행 199편 상영, 11월 28일~ 12월 2일 시네마 오즈와 코엑스에서 새로운 영상예술의 현재에 관한 풍성한 보고, 서울넷페스티벌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관객과 만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서울넷페스티벌 행사 중 오프라인영화제는 11월28일부터 12월2일까지 서울 신사동 시네마 오즈와 코엑스 그랜드컨퍼런스룸에서 열릴 예정. 올해 서울넷페스티벌은 온라인 상영작과 오프라인 상영작이 완전히 구분되어 있으며, 총상영작은 18개국 199편에 달한다. 지난 11월1일부터 열린 온라인영화제(www.senef.com)가 웹아트, 플래시애니메이션 등 컴퓨터상으로 보기 적합한 짧은 작품들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면, 이번 11월28일 시작되는 오프라인영화제는, 디지털 장편영화들의 경쟁섹션인 ‘디지털 익스프레스 오프라인’을 비롯해 ‘극장용’ 메뉴로 마련돼 있다. 대니 보일, 마이크 피기스, 앙드레 테시네 등 유명감독들의 최신 디지털 화제작 모음인 ‘퍼스펙티브 디’, 미주와 유럽의 뉴미디어 영상집단의 작품들을 초청상영하는 ‘오프라인 특별초청’ 섹션, 세네프 디지털 펀드(세디프)의 제작지원작을 상영하는 ‘세디프 프리미어’ 등 비경쟁부문 3섹션이 경쟁부문 ‘디지털 익스프레스 오프라인’에 곁들여져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장식한다.

박안 프로그래머가 밝히는 서울넷페스티벌의 ‘핵심’ 메뉴는 ‘디지털 익스프레스 오프라인’. 영국·미국·독일·일본 등 6개국의 디지털 장편영화 최근작 10편이 엄선돼 상영되는 경쟁부문으로, 본격적으로 디지털영화의 최신 조류를 선보인다. 프랑스의 영화평론가이자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장인 장 듀세가 심사위원장이다. 미국감독 제이 프레스코의 <더트보이>는 디지털영상과 추리소설 장르의 색다른 조우. 살해당한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를 간직한 주인공이 소설 <더트보이>의 배경마을을 찾아 겪게 되는 현실과 허구의 뒤섞임을 문학적이면서 영화적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일본 와타나베 가즈시의 <나인틴>은 디지털영화의 질감을 극대화한 작품. 현재 일본사회의 허허로운 이면을 납치범들과 납치당한 이의 이야기 안에 반영시킨 내용이 거칠고 강렬한 시각적 질감에 잘 배어들어 있다.

스위스 슈테판 예거 감독의 <생일>은 2001년 막스 오퓔스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관객상을 거머쥐기도 한 눈에 띄는 작품.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구성과 관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강렬한 주제의식이 디지털 형식 속에 매끄럽게 녹아 있는 영화다. 각각 동서남북의 기질을 지닌, 그래서 만나면 폭풍이 일어나는 네명의 친구들이 22살 때 헤어졌다가 서른살 각각의 생일날 네 차례에 걸쳐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사랑과 죽음, 삶의 외로움과 집착들이 뜨겁고도 차가운 카메라의 기록을 통해 들뜬 열기를 타고 전해진다. 도그마 인증을 받은 영화도 2편 포함돼 있다. 시카고언더그라운드영화제 관객상, 버몬트국제영화제 최우수상 등을 받았고 도그마 23번째 영화로 인증된 러시아 블라다미르 기요르스키 감독의 <레진>과 더블린영화제에 초청됐던 미국 래프 틸탠 감독의 도그마 17번째 작품 <재회>가 그것. <레진>은 세번 이상의 전과를 기록한 범법자에게는 최대 종신형을 선고한다는 캘리포니아 의회 특별법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영화로,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 밖에도 디지털 익스프레스 오프라인 섹션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니나 카본과 다큐감독 휴 화이트워드의 공동연출작 <런던에 오면>, 지퍼를 열고 있는 남자와 가슴을 만지게 하는 여자이야기로 구성된 일본 시라카와 고지 감독의 <지퍼와 유방>, ‘행성의 미래를 구한다’는 도시차원의 게임을 소재로 한 독일의 디지털실험영화 <알렉스 행성>, 마네킹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도착적 성격의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영국 앤드루 스펜서 감독의 <다크 아이즈>, 20대 후반 백인여성의 삶을 드라마틱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미국 핸리 배리얼의 <섬바디> 등이 상영된다. 유명감독의 최신 디지털화제작을 소개하는 오프라인의 또다른 섹션 ‘퍼스펙티브 디’는, 올해 서울넷페스티벌에서 일반관객을 가장 많이 유혹할 만한, 화려한 프로그래밍을 보여준다. 2001년 대니 보일이 완성한 두 디지털영화 <스트럼펫>과 <천국국에서 올누드로 청소하기>가 모두 초청되어 있으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원나잇 스탠드>의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만든 디지털영화 <타임코드>, 비평가 출신으로 <아메리카 호텔> <랑데부> 등을 연출한 프랑스감독 앙드레 테시네의 2시간짜리 디지털장편 <루앙앙>, 트린 민하의 <제4차원> 등이 포진해 있다.

대니 보일의 <스트럼펫>은, <트레인스포팅>적인 정서가 한결 펑키한 야생의 상태로 분출된 작품. 떠돌이 소녀 스트럼펫과 거리의 시인 스트레이맨이 만나 각자의 음악과 시를 본능적 감각으로 합치시키는 순간들이 묘한 감동을 주는 멋진 작품이다. <타임코드>는 화면을 4개로 분할해 관객에게 던짐으로써 피동적이던 관객을 도발하는 영화. 영화사 중역 알렉스, 그의 아내 빅토리아, 스타지망생 여배우 로즈, 세 사람의 운명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로렌 등 4명의 인물을 4대의 디지털카메라가 리얼타임으로 촬영하고, 그 완성된 4편의 영화가 4분할된 한 화면에 전달되는 매우 실험적인 작품이다. 일본 인기감독 6인의 사랑에 관한 디지털영화들 6편을 묶은 ‘러브 시네마’도 마련돼 있다. 올해 전주영화제에도 왔던 시오타 아키히토의 <깁스>, 부천영화제에 왔던 미이케 다카시의 <비지터 Q>를 비롯해 히로키 류이치의 <동경 쓰레기 여자>, 미하라 미쓰시로의 <에리리에게 홀딱 반했어> 등이 상영된다.

오프라인의 특별초청상영작들은 외국 디지털영화제 화제작들을 모았다. <해리 포터 주차장> <이대로가 좋아> 등 세계 최대의 디지털영화 쇼케이스 중 하나인 디필름디지털영화제 올해 상영작 15편, <우아한 형상> <현대의 백일몽> 등 멀티미디어 영화 페스티벌 ‘스트리밍 시네마’의 창립자 노라 베리가 특별선정한 작품 10편, <새들의 이야기> <사나운 바다의 아이> 등 오스트리아의 디지털미디어 시상식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비주얼 이펙트 작품들 15편, <외계공간> <신은 이를 악물고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등 독일 오스나브뤽의 유럽미디어아트페스티벌 수상작 10편이 초청됐다. 알프레드 로터트, 제이슨 위시나우, 뱅상 토마, 조엘 바샤, 한국의 웹아티스트 장영혜 등이 온라인상에서 심사를 하는 온라인 경쟁부문 ‘디지털 익스프레스 온라인’에서는 43편의 국내외 다양한 작품들이 세네프 홈페이지를 통해 12월2일까지 상영된다. 황인성의 <푸가>, 이반 마서의 <에어플레인 글루>, 피에르 웨이저의 <동물원>, 요르크 발터의 <수평으로 건너뛰기>, 아누크 드 클레르크의 <SONAR> 등 하나의 조류로 묶기 힘든, 각기 다른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 역시 온라인의 경쟁부문인 ‘넥스트 스트림’은 국내 디지털단편 중 독창성에 주목할 만한 작품 12편을 모은 섹션이며, 19세 이하 청소년들의 작품을 모은 경쟁부문 ‘유니폼/멀티폼’에는 7편의 작품이 들어 있다. 온라인 비경쟁부문에서는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저만의 상상력으로 요리해내는 영상작가들의 작품 모음 ‘퍼스펙티브 아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심사위원이기도 한 장영혜씨의 ‘장영혜 중공업’은 웨비 어워드 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한 프로젝트. <투쟁은 지속된다> <삼성> 등 플래시를 이용한 텍스트 디스플레이와 음악의 조합이 과감한 정신세계를 드러내는 작품들 4편이 온라인 상영관에서 관객에게 말을 건다. 이 밖에도 독일 뮌헨의 쇼츠웰컴, 뉴욕시각예술학교의 뉴욕디지털살롱 등 해외 온라인 상영관 6집단의 작품들을 초청, 온라인 상영관을 차가운 디지털의 열기로 달군다.

최수임▶ 상영일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