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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킬러가 되는 사이코 소년 <할로윈: 살인마의탄생>
정재혁 2009-05-13

synopsis 무대는 미국의 한 작은 마을 해든필드. 할로윈 밤이 피로 물든다. 10살의 소년 마이클 마이어스는 술 주정뱅이인 계부, 방탕한 누나 등을 죽이고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정신과 박사 샘 사뮤엘(말콤 맥도웰)이 그의 치료를 맡고 그렇게 17년이 흐른다. 그러던 어느 날 샘 박사가 치료에 실패했다며 마이클(타일러 메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하고 간 뒤 마이클의 살인 본능이 다시 폭발한다. 의사, 간호사를 죽이고 병원을 탈출한 그는 자신의 고향 해든필드로 향한다.

롭 좀비 감독의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은 존 카펜터 감독의 호러 걸작 <할로윈>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원작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꾸려간다. 어린 마이클이 엄청난 살인을 저지른 뒤 정신병원에 갇히는 일과 그 안에서 보내는 17년, 그리고 병원을 탈출한 뒤 또 한번의 살인극을 저지르기까지의 과정이 차곡차곡 그려진다. 단순한 줄기라 별 무리도 없다. 다만 롭 좀비 감독은 마이클의 어린 시절에 공을 들이며 마이클이 벌인 살인만큼 그가 살인을 하기까지의 환경 묘사에 힘을 쏟는다. 동물을 학대하며 보낸 시간과 친구도, 가족의 보호도 없이 방치된 소년의 내면에 꽤 많은 장면을 할애한다. 하지만 이 묘사는 “사이코 소년이 잔혹한 킬러가 된다”는 영화 속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 정도라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을 상쇄시킨다.

그렇다고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이 정적인 심리공포물은 아니다. 롭 좀비 감독은 30년 넘게 세월이 흐른 만큼 표현의 강도도 높였다. 질펀한 핏빛 무대보다는 서스펜스의 긴장으로 공포를 만들었던 원작과 달리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은 긴장을 적당히 몰아간 다음 거침없이 터뜨린다. 어린 마이클이 둔중한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는 장면을 필두로 영화는 초인적으로 힘이 센 살인마 마이클의 몸을 빌려 극도의 폭력과 살해의 공포를 만든다. 음악을 맡은 타일러 베이츠의 솜씨도 한몫했다. 원작의 트랙을 기본으로 다양하게 변주된 사운드는 템포를 조절하며 위협감을 조성한다. 하지만 이 역시 영화 전체의 흐름까지 커버하진 못한다. 한 장면 한 장면은 꽤 무섭지만 이게 단순하게 반복되면서 영화는 그저 지루한 슬래셔물이 되고 만다. 총 3부작으로 기획된 <할로윈>의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오는 8월 2편인 <H2>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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