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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촉구] 7. 주드 애파토우 사단의 <워크 하드: 듀이 콕스 스토리>
주성철 2009-07-09

음악영화, 삐딱한데 뭉클하네

순전히 주드 애파토우 때문이다. 그는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웃긴 남자다. 국내에는 데뷔작 <40살까지 못해본 남자>(2005) 정도가 유일하게 극장 개봉한 작품이지만 그가 연출을 떠나 기획, 각본은 물론 제작자로 진두지휘한 일련의 영화들은 북미 지역에서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잭 블랙, 세스 로건 등 절친한 남자친구들을 골고루 주연으로 기용하면서 이 거대한 사단을 이끌고 있는데 오죽하면 올해 <베니티 페어> 4월호는 특집으로 ‘주드 애파토우 사단’에 대해 다루며 ‘코미디의 뉴 레전드’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아직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를 제외하고는 그 사단의 영화들이 극장 개봉에 성공한 적이 없다. 그나마 <슈퍼배드>(2007), <파인애플 소동>(2008), <드릴빗 테일러>(2008),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2008) 등은 DVD 출시라도 됐지만 존 C. 라일리 주연의 음악영화 <워크 하드: 듀이 콕스 스토리>(이하 ‘<워크 하드>’, 2007)는 그마저도 힘들다.

<워크 하드>는 마치 짐 캐리의 <맨 온 더 문>(1999)을 연상시키는 유명 뮤지션 듀이 콕스(존 C. 라일리)의 전기영화다. 그런데 가상의 인물을 실제 로큰롤 역사 속에 녹여낸다는 점에서 <포레스트 검프>(1994)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는 조니 캐시, 밥 딜런, 레이 찰스, 데이비드 보위, 짐 모리슨 등의 짬뽕이다. 어려서 음악 천재였던 형을 우연한 사고로 두 동강내 죽인 듀이 콕스는 형의 유언을 받들어 그보다 더 훌륭한 뮤지션이 되기로 결심한다. 우연히 블루스 음악을 접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구사하게 된 그는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지만 보수적인 기성세대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워크 하드>라는 곡으로 미국 전역을 들쑤시면서 엘비스 프레슬리부터 비틀스에 이르기까지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쌓고 화려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대마초를 시작으로 모든 종류의 마약에 탐닉하고 인도 문화 등에 심취하면서 기행을 일삼고 추락의 길로 접어든다.

주드 애파토우의 다른 영화들이 그러하듯 <워크 하드> 역시 극장 개봉의 매력을 상실한 이유는 뻔하다. 사실 전체적으로는 전체 관람가가 무난하지만 부분적으로 <파인애플 소동>의 마약 묘사,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의 성기 노출 모두를 끌어안은 이 영화는 괜한 논란의 요소가 다분하다. 하지만 1950년대부터 시작되는 미국 팝뮤직 산업과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삐딱한 시선,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음악들로 채워 넣은 정성을 놓치고 가기가 무척 아쉽다. 한 인물을 다루되 <래리 플린트>(1996)처럼 논란에 휩싸이고, <도어즈>(1991)처럼 마약과 사색에 빠져들며, <맨 온 더 문>(1999)처럼 불안정한 인기에 고뇌하면서 주드 애파토우 특유의 유머와 행복하게 결합한다. 형에 대한 트라우마, 아버지에 대한 애증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그저 말없이 캐치볼을 하는 것만으로도 만사형통’이라는 단순하고도 평범한 진리와 만나 해소된다. 우리가 기억하는 그 많은 훌륭한 전기영화들보다 깊이있지는 않지만 가장 가슴 따뜻하고 뭉클한 음악영화이자 가족영화다. 국내 관객에게는 <시카고>(2002), <에비에이터>(2004)의 개성있는(쉽게 말해 못생긴) 조연 정도로만 기억되는 존 C. 라일리가 어처구니없게도 14살 음악 소년부터 행복한 노년까지 소화하는 이 영화가 널리 소개되지 못하는 게 참 안타깝다.

TIP/ 듀이 콕스가 인도에서 비틀스를 만나 LSD를 배우는 장면은 놓치기 아깝다. 존 레넌(폴 러드)과 폴 매카트니(잭 블랙)가 리더 자리를 두고 펼치는 주먹다짐이 압권. 제이슨 슈워츠먼이 링고 스타, 저스틴 롱이 조지 해리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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