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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공연을 성실하게 촬영 <퀸 락 몬트리올 씨네사운드 버전>
문석 2009-07-29

영국의 록 밴드 퀸은 1981년 11월24일과 25일 캐나다 몬트리올의 포럼이라는 체육관에서 성대한 공연을 가졌다. 이날 공연은 여러 대의 35mm 카메라와 녹음장비를 통해 촬영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영화나 음반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10년 뒤인 91년에야 퀸의 대표곡 제목을 딴 <위 윌 록 유>라는 DVD로 발매됐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 수년 뒤 한 필름보관소에서 이 영화의 필름 한벌이 발견됐다.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드러머 로저 테일러와 함께 이 필름의 복원작업에 들어갔다. 무려 700대의 컴퓨터로 스크래치와 노이즈를 제거하면서 마침내 극장 상영이 가능한 <퀸 락 몬트리올 씨네사운드 버전>(이하 <퀸 락 몬트리올>)을 만든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라스트 월츠>나 <샤인 어 라이트>와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소박하고, <우드스탁>이나 <김미 셸터>와 비교하자면 ‘록 정신’은 함량 미달이다. 만약 퀸의 공연을 그저 성실하게 촬영했고 힘있게 편집(때문에 개성이 풍부하지 않은 베이시스트 로저 디콘이 희생됐지만)했을 뿐인 이 영화가 이들 걸작 록영화에 꿀리지 않는 면을 갖고 있다면 그건 뭐니뭐니해도 퀸이라는 밴드의 존재 자체일 것이다.

“(우리는) 비슷하기로 치면 레드 제플린보다는 차라리 라이자 미넬리와 공통점이 더 많다. 우린 로큰롤의 전통보다는 쇼비즈니스 전통에 더 충실하니까.”(<프레디 머큐리>, 뮤진트리 펴냄)라는 프레디 머큐리의 말처럼 이 영화에서 퀸의 공연은 극한의 흥분과 열광을 자아내는 멋들어진 공연을 펼친다. <We Will Rock You>부터 <We are the Champions>에 이르는 퀸의 대표곡들을 프레디 머큐리의 절창과 섹시한 몸놀림, 로저 테일러의 화려한 외모를 닮은 드럼 연주, 브라이언 메이의 그 유명한 기타 ‘레드 스페셜’의 포효를 통해 듣노라면 엉덩이가 저절로 들썩이는 건 당연하다. 아닌 게 아니라 <퀸 락 몬트리올>은 관객이 극장에서 환호하고 소리치고 박수치는 것을 ‘장려’하는 영화다. 극장 관객이 머큐리의 선창을 따라 “오 예!”를 외칠 때야 이 영화는 진정으로 완성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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