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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액션] 일본 영화시장, TV에 의존하는가
정재혁 2009-08-04

<루키스: 졸업>

“20대는 왜 영화관에 가지 않을까.” 2008년을 정리하며 일본의 영화계가 꺼낸 이야기입니다. 자국의 영화산업은 발전해도 극장엔 젊은 관객이 별로 없다는 투정이었는데요. 주요 관객이 20대인 국내의 사정을 생각해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죠. 하지만 일본의 영화관객은 한국처럼 젊지 않습니다. 주위의 일본인만 봐도 마니아가 아닌 이상 한달에 한번 이상 극장을 찾지 않아요. 티켓값이 한국의 2배 이상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일본의 청춘물이 TV드라마 이상 선전하지 못한 이유도 있죠. 무엇보다 큰 이유는 일본은 영화를 그저 취미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영화가 거의 모든 국민의 공통 놀이 대상인 한국과 다르죠. 만나서 식사를 한 뒤 우리처럼 으레 영화를 보러 가지 않습니다.

그런 일본에서 올해 여름 튀어나온 말이 ‘영화계의 젊은 시장’입니다. 그 계기가 된 영화가 <루키스: 졸업>인데요. 이 영화는 전국 428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이틀 만에 9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12억엔이 넘는 흥행수익을 거뒀고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한 주를 포함해 연속 4주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습니다. 지금까지 동원한 관객은 400만여명이고요. 2009년 현재 최고입니다. <루키스: 졸업>은 <TBS>에서 2008년 여름 방영됐던 드라마의 영화판입니다. TV시청률은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요. 예상외로 영화에서 터진 거죠.

물론 이렇게 젊은 층을 겨냥해 성공한 영화가 이전에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08년만 봐도 <꽃보다 남자>가 있었으니까요. 일본에선 <루키스: 졸업>까지를 보고 ‘기존 세대의 영화와는 명확히 다른 영화’라는 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얼핏 좋은 말인가 싶지만 비관이 섞인 전망입니다. 영화가 TV 속편으로서 확실히 정체화한다는 뜻이니까요. 지금까지는 단지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영화가 제작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영화의 시작점 자체가 ‘드라마의 다음 편’이 됐다는 거죠. 에도키 준이라는 필자는 “아무렇지 않게 인물 설명을 하지 않고 드라마의 뒤를 이어가는 방식’이 하나의 소(小)장르처럼 보였다”고까지 했네요. 일본영화는 TV의 젊은 시장을 그대로 물려받을 생각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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