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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미드] SF/ 또 하나의 거대한 떡밥
문석 2009-10-29

<플래시포워드> FlashFoward | ABC

신선도 8.5 (10점 만점) | 타깃 연령 25~40살 | 시청자 수 1140만

<로스트>나 <프린지>에 열광했던 팬이라면 무조건 이 드라마를 봐야 한다. 거대한 스케일, 화려한 캐스팅, 촘촘한 미스터리 구조가 돋보이는 <플래시포워드>는 초자연 현상과 그 이면을 파헤친다는 점에서 <로스트>와 닮았다. 하지만 LA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뻗어가는 거대한 배경무대와 FBI 수사관들의 역동적인 활약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은 <로스트>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한다.

<플래시포워드>는 어느 날 전세계 모든 인구가 동시에 의식을 잃고 137초 만에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세상이 혼란에 빠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들은 엄청난 충돌사고를 일으켰고 하늘을 날던 비행기들은 모두 추락했다. 응급실과 수술실의 환자는 목숨을 잃었고 위험한 곳에서 일하던 인부들도 곤경에 처한다. 그러나 사태는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의식을 잃었던 137초 동안 너무도 생생한 꿈을 꾸는데, 이것은 각자가 정확히 6개월 뒤에 겪게 될 일이다. <플래시포워드>는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이 사건을 추적하는 FBI 수사관 마크 벤포드(조셉 파인즈)와 드미트리 노(존 조), 그리고 그들 주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특히 모든 이들이 쓰러져 있던 그 순간, 깨어 있는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사건의 배후와 원인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된다.

캐나다의 소설가 로버트 J. 소이어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누가, 왜, 어떻게 이 일을 일으켰나’를 추적하는 과정이 핵심요소지만 그 거대한 진실은 결국 드라마가 끝날 때야 밝혀질 것이기 때문에 긴장력있는 또 다른 요소를 끌어들인다. 그것은 각자가 본 플래시 포워드, 즉 ‘미래의 기억’이다. 벤포드는 자신이 이 사건을 수사하다가 위협에 처한 모습을 보게 되고 그의 아내는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반면 노는 의식을 잃은 동안 아무런 꿈을 못 꿨는데 자신이 죽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다가 그의 죽음을 봤다는 의문의 전화를 받는다. 또 이라크전에서 딸을 잃었던 벤포드의 친구는 미래에 딸을 만난 뒤 들뜬 희망 속에서 살아간다. 미래의 기억 속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인물들의 드라마는 조만간 거대한 미스터리와 또다시 결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한국 팬으로 이 드라마에 대한 소망 하나는 부디 노가 6개월 뒤 죽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은 존 조의 진지한 연기를 좀더 보고 싶은 까닭이다. 게다가 존 조는 드라마 속에서도 ‘한국계 미국인’으로 나온단 말이다.

<브이> V | ABC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드라마에 관해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제목 앞에서는 기대감 이외에 달리 가질 태도가 없다. <브이> 말이다. 1984년 만들어진 오리지널 시리즈가 한국에서 거듭 방송되는 동안 골목의 담벼락들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쓰여진 ‘V’자투성이었다(이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 당신은 젊은 세대다). <브이>가 관심을 끄는 건 단지 20여년 전 폭발적 인기에 대한 기억 때문만은 아니다. <E! 온라인>은 이 시리즈의 파일럿 에피소드를 본 뒤 “1점부터 10점이 있다면 우리는 11점을 주겠다. <브이>는 우리가 본 최고의 파일럿”이라고 극찬했다. 2009년판 <브이>는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과 이에 맞서는 지구인 저항군을 그린다는 점에서는 오리지널판과 같지만, 캐릭터들의 이름과 성격을 모두 바꿨다. 당시 남자 청소년들을 잠 못 들게 했던 섹시한 매력의 외계인 다이아나를 보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첨단 CG가 가미된 영상은 새로운 맛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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