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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미드] 메디컬 드라마/ 생과 사의 기로에 서서
문석 2009-10-29

<스리 리버스> Three Rivers | CBS

신선도 7 (10점 만점) | 타깃 연령 30대 | 시청자 수 825만

더이상 수술실이나 응급실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이번 시즌에 새로 시작한 메디컬 드라마들은 새로운 장을 개척하기 위해 애쓴 모양새가 역력하다. <머시>가 간호사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트라우마>가 응급구조대를 다룬다면 <스리 리버스>는 장기이식 수술팀에 초점을 맞춘다. 장기이식이라는 세계가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지만, 대개의 기증자들이 뇌사 상태에 이른 경우이고 기증받는 환자 또한 험난한 인생의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인지라 휴먼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살인범이었던 장기 기증자가 자신의 폐와 신장으로 두 생명을 살린다거나 하는 이야기 말이다.

기증자의 가족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사랑하는 가족이 뇌사했다는 것을 인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게다가 장기를 적출한 뒤 신속하게 이식수술에 돌입해야 수술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 ‘배달’을 둘러싼 스릴 넘치는 드라마 또한 가능해진다. 아직 에피소드가 2편밖에 방송되지 않은 상황에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다양한 이야깃거리 외에 의사들의 캐릭터가 좀더 강조된다면 흥미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키는 최첨단 영상회의 시스템은 전체적으로 부조화롭다는 느낌을 주지만.

이 드라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뭐니뭐니해도 세 주인공 중 한명인 대니얼 헤니다. 이식수술팀 레지던트인 한국계 미국인 다니엘 리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묘한 흥분감을 느끼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 같은 ‘한드’에 나왔던 배우가 ‘미드’에 주연으로 출연하니 말이다. 주로 장기를 적출해오는 임무를 맡은 그는 그 황급한 순간에도 여유로운 농담을 던질 줄 아는 인물이다. 제목 ‘스리 리버스’는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병원의 이름이자 도시 안에 세개의 강이 흐르는 피츠버그의 별칭이기도 하다.

<머시> Mercy | NBC

신선도 6.5 (10점 만점) | 타깃 연령 28~35살 | 시청자 수 763만

최근 첫 시즌을 끝낸 <너스 재키>가 ‘병원은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에 의해 운영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면 <머시>는 ‘몸의 질병은 의사가 치료하지만 마음의 병은 간호사가 치료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뉴저지주의 ‘머시병원’을 배경으로 삼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세명의 간호사는 따뜻한 마음 씀씀이로 환자들의 상처를 치유한다. 그녀들 자신 또한 치유가 필요한 듯 보이는데 말이다.

특히 이라크전에서 간호 활동을 했던 베로니카(테일러 실링)는 여전히 전쟁의 공포에 시달릴 뿐 아니라 아무 생각없는 남편과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동료 의사 사이에서 갈등한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니아(제이미 리 커치너), 아미시 출신의 깜찍한 신입 간호사 클로이(미셸 트락텐버그) 또한 소소한 문제를 갖고 있다. <머시>는 환자뿐 아니라 서로까지 보듬어주는 세 여성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상쾌한 이야기다.

<트라우마> Trauma | NBC

신선도 7.5 (10점 만점) | 타깃 연령 25~39살 | 시청자 수 598만

제목이 일러주듯, 샌프란시스코 응급구조대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드라마의 주요한 모티브는 트라우마다. 1년 전 구조 활동 도중 대원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드라마는 당시 사고를 당했던 루벤(클리프 커티스)이 복귀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도로를 폭주하거나 독단적인 행동을 하며, 함께 현장에 있었던 카메론(데릭 루크)은 가족들과 원만한 생활을 하지 못하고, 사고로 애인을 잃은 낸시(아나스타샤 그리피스) 또한 이상한 집착을 보인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대원들의 어지러운 내면보다 이들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는 데 더 큰 힘을 쓴다. 응급구조대원을 소재로 하는 만큼 대형 사고장면 등 볼거리도 많고 루벤이 타고 있는 헬리콥터의 시선으로 만나는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트라우마>는 그동안 메디컬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액션 스타일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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