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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뤽 베송 사단의 액션영화 <프롬 파리 위드 러브>
강병진 2010-03-10

synopsis 주인공 제임스(조너선 리스 메이어스)는 투잡을 하고 있다. 주프랑스 미대사관 직원인 한편, 미국 정부의 인턴 비밀요원이다. 정식 요원을 향해 자잘한 임무를 수행하던 어느 날, 공항에 나가 손님을 맞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입국 심사부터 사고를 일으킨 이 손님은 자폭 테러조직으로부터 미국의 1급 정부인사를 보호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베테랑 요원 왁스(존 트래볼타)다. 실력은 수준급이지만, 다혈질 성격에 종종 규정을 어기는 왁스와 공무집행 원칙만을 내세우는 제임스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하지만 정식 요원이 되기를 바라는 제임스로서는 이번 임무가 일종의 입사시험이나 다름없다.

뤽 베송의 파리는 소음이 끊이질 않는 도시다. 제한속도를 무시하는 자동차들의 습격, 1 대 다수의 결투, 그리고 쉴새없이 떠드는 남자들. 그리고 뤽 베송 사단의 기대주인 피에르 모렐은 프랑스 국경 밖의 인물들을 데려와 이 소동의 크기를 불린다. <13구역>은 미래의 파리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는 이방인의 이야기였고, <테이큰>은 미국인 남성이 프랑스 내 알바니아 인신매매범을 소탕하는 내용이었다. 세 번째 연출작인 <프롬 파리 위드 러브>의 주인공은 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을 척결하려는 미국인 비밀요원이다.

물론 감독의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해도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할리우드 스타일을 파리에 이식하는 전형적인 뤽 베송 사단의 액션영화다. 앞뒤 재지 않고 일단 죽이고, 부숴버리는 베테랑 정규직 요원과 적성을 고민하는 인턴직 요원의 콤비플레이에서 떠올릴 수 있는 할리우드영화는 상당히 많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그러면서도 은근히 미국인을 깔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는 것. 극중의 왁스는 치즈버거에 환장하는 미국인 백인 남자인데, 영화는 그를 매력적인 히어로가 아닌 그냥 불만투성이에다 지저분한 남자로 묘사하고 있다.

몇 가지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그런 것조차 굳이 지적할 필요가 없는 공산품 액션영화다. 눈과 귀로 즐기는 액션 시퀀스는 딱 기대만큼의 재미를 지니고 있다. 단, 감독의 전작인 <테이큰>의 매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아니, <테이큰>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테이큰>은 감독의 연출보다 아버지란 캐릭터와 그가 딸을 구한다는 설정에 기댄 영화였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에는 그만큼의 분노와 통쾌함이 없다. 대신, 영화는 제목의 기원을 짐작하게 하는 슬픈 로맨스의 반전을 심어놓았다. 사실 그 반전마저도 한국 관객에게는 너무 유명한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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