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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마케팅
2001-12-14

기념품이 아닌 공예품처럼

“우리는 한번에 왕창 벌고 빠지는 식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이 영원한 생명을 갖길 바란다.” 에 밝힌 워너브러더스 회장 배리 메이어의 소망은 이뤄질 것인가? <해리 포터…>를 프로모션하는 워너의 마케팅 전략은 2년 전 <스타워즈 에피소드1>을 개봉하며 조지 루카스가 택한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조지 루카스는 <뉴욕타임스> <타임> <배니티 페어> 등 10여개 신문, 잡지에 독점인터뷰를 제공하는 대신, 자신의 원하는 기사를 얻어냈다. 개봉 직전까지 영화에 관한 정보를 철저히 차단해 궁금증을 일으키는 방식이었다. 또한 조지 루카스는 펩시콜라, 장난감 회사 헤즈브로, 레고 등에 라이선스권을 제공하며 30억달러 이상의 판권료를 챙겼다. 패스트푸드, 장난감, 문구, 서적, 게임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를 확보하되 품목마다 독점권을 보장, 단가를 높이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1억1천만부 이상 판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영화라는 점에서 <해리 포터…>가 <스타워즈>의 전략을 택한 것은 자연스럽다. 목청껏 떠들어대지 않아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작품이기에 “적게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해리 포터…>는 맥도널드나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점과 계약을 맺지 않고 코카콜라와 단독 스폰서계약을 체결하며 영화제작비를 초과하는 1억5천만달러를 거둬들였다. 워너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해리 포터…> 라이선스를 달고 나오는 상품은 모두 87종류. 1989년작 <배트맨>의 라이선스 상품이 150종류가 넘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다른 블록버스터에 비해 적은 수라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여기에는 원작자 조앤 K. 롤링의 입김도 크게 작용했다. 그녀는 워너가 제안한 캐릭터 상품 몇 가지를 거부하며 소설에 묘사된 세계를 충실히 반영하는 상품만을 택했다. <해리 포터…> 관련 캐릭터 상품에 대한 워너의 가이드라인에는 “기념품이 되기보다 공예품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개봉 때처럼 <해리 포터…> 역시 언론을 영화사의 필요에 맞게 선택해 독점적 기사를 내보내도록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타임워너 그룹에서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사이다. 11월5일자 <타임>은 표지 코너에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얼굴을 넣고 ‘우리는 그 영화를 봤다’는 제목의 6페이지 독점 취재 기사를 실었다. 외부로 유출되는 슬라이드 사진 한장까지 철저히 통제했던 워너는 <타임> 취재진에만 영화를 미리 보여주고 인터뷰를 주선했으며 11장의 사진을 제공했다. 물론 모든 일이 워너의 뜻대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워너는 <해리 포터…>가 <타임>의 표지가 되길 바랐으나 아프가니스탄을 맹폭하던 조지 부시에 밀렸다. 타임워너 그룹의 일원인 AOL도 인터넷을 통해 <해리 포터…>를 측면지원했다. 콘테스트, 가십, 채팅, 상품판매, 입장권판매를 한데 묶은 <해리 포터…> 홈페이지는 팬들의 관심을 묶어두는 기능을 수행한 것이다.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해리 포터…>의 마케팅은 성공적이다. 이미 2억달러를 넘긴 박스오피스는 캐릭터 상품의 히트를 보장하고 있는데다 속편에 대한 기대도 높여놓고 있다. 전체 7권의 <해리 포터…> 시리즈 가운데 4편에 대한 영화화, 상품화 권리를 확보한 워너로서는 앞으로 몇년간 배불리 지낼 양식이 마련된 셈이다. 물론 국내에서 <해리 포터…>가 영국과 미국 같은 대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워너의 캐릭터사업을 맡고있는 워너브러더스 커슈머프로덕트는 수년간 경험을 가진 디즈니와 달리 이런 유의 캐릭터 상품이 국내에서 얼마나 팔릴지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워너의 캐릭터 상품 가운데 <해리 포터…> 같은 전례가 없기 때문. 국내에서도 450만부의 원작소설이 팔렸다는 사실과 영화 예매만 20만장 신기록을 세우리라는 예상이 <해리 포터…>가 <타이타닉>이 보유한 외화 흥행기록을 깰 것이라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소망섞인 예측을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남동철▶ 김혜리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꼼꼼히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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