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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보다 생생한 해양도감의 매력을 전한다 <오션스>
강병진 2010-07-28

<오션스>의 시작은 포말을 일으키는 바다의 풍광이다. 이어 바다를 바라보는 한 소년의 얼굴을 비춘다. 내레이터는 “이 아이에게 바다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태평양 갈라파고스 섬에 살고 있는 바다 이구아나를 첫 번째 주인공으로 내세운 <오션스>는 투구게, 담요문어, 혹등고래, 가마우지, 솔베감펭 등 수많은 바닷속 생물의 일상을 보여준다. 이들은 먹고 자고, 사랑하고 번식하고, 싸우고 먹히는가 하면 서로 돕는다. 수족관보다 생생한 해양도감의 매력을 전하던 <오션스>의 마지막 메시지는 인간을 향한다. 이런 바다가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고.

<오션스>를 연출한 자크 페렝 감독은 <마이크로 코스모스>에서 내레이션을 맡았고 <위대한 비상>을 연출한 프랑스 배우다. 그의 전작은 풀숲 곤충의 세계를 ‘소우주’로 대했고, 기러기떼의 비행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오션스>의 모토 또한 ‘가까이 더 가까이’다. 밤바다 속에서 벌어지는 갯가재와 게의 결투는 생생한 질감과 덧입혀진 사운드에 힘입어 박력있는 액션으로 묘사한다. 수백만 마리의 거미게들이 군집을 이루는 풍경은 여느 블록버스터의 스펙터클 못지않다. <오션스>의 연출력은 인간의 잔혹한 포획을 묘사할 때도 공력을 드러낸다. 지느러미를 잘리고 바다에 버려진 상어의 최후는 핏물까지 담아내는 촬영에 힘입어 감정적인 울림을 일으킨다. 한국 관객으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몰입을 방해하는 내레이션이다. 정보석과 진지희가 <지붕 뚫고 하이킥!>의 캐릭터 그대로 벌이는 역할극은 작품의 매력과 따로 논다. 아동 관객을 위한 배려라고 한다면 분명 아동 관객을 무시하는 처사일 듯. 한국판 내레이션은 마케팅을 위해서는 좋을지 모르나, 작품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에서는 피어스 브로스넌이, 일본에서는 미야자와 리에가, 프랑스에서는 연출자인 자크 페렝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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