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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통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소녀의 성장담<소라닌>
송경원 2010-08-25

<소라닌>은 20대 중반 청춘의 한복판에 서 있는 동거 남녀의 연애담이자 노래를 통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소녀의 성장담이다. 아사노 이니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지워지지 않을 사랑의 흔적을 노래하는 동시에 불안한 미래와 현실, 그리고 멀기만 한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을 위로한다.

대학 음악 동아리에서 만난 20대 동거 커플 메이코(미야자키 아오이)와 타네다(고라 겐고)는 꿈만으로 살지도 못하고 단조로운 현실에 적응하기도 거부하며 불투명한 미래를 불안해한다. 단순 사무직으로 근무하며 지쳐가던 에이코는 어느 날 지겹기만 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망설이는 타네다에게 다시 한번 음악에 도전해보기를 종용한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두껍고 조금씩 서로 불만이 쌓여갈 무렵, 에이코와 타네다는 크게 다투고, 그 길로 산책을 나간 타네다는 며칠간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타네다는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날 이후 꿈을 꾸는 것이 두려워 타네다의 그늘로 숨던 에이코는 타네다 대신 밴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청춘의 불안과 흔들림을 정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 <소라닌>은 눈에 띄는 사건보다 어지럽혀진 방, 동네 골목길, 집 앞 공터와 같은 일상의 익숙한 풍경으로 더욱 기억되는 영화다. 영화 전반부 에이코와 타네다의 풋풋한 사랑이나 방황, 불안함 같은 섬세한 감정은 차분히 일상을 관조하는 카메라에 옮겨져 관객의 마음에도 설레면서도 두려웠던 청춘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후반 상황 설정의 안일함과 결말의 진부함이 조금 맥빠지긴 하지만, 영화 마지막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미야자키 아오이가 보컬을 맡은 밴드 ‘로티’의 시원하면서도 애절한 라이브 공연은 이를 극복하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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