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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 열혈광인 십대 소년 <스케이트 오어 다이>

스케이트보드 열혈광인 십대 소년 둘이 파리에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들의 하루는 어떠할까. 그래, 마땅히 소년들은 사건에 휩싸일 것이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신나게 파리를 질주한 다음 으슥한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가 기분 삼아 가볍게 대마초에 취해 보려는데 저쪽에서 사납게 생긴 어른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무언가 거래를 하는 것 같더니 이내 한명이 총에 맞아 죽는다. 하필이면 그때 그 장면을 몰래 찍고 있던 소년들의 카메라에서 소리가 나고 이제 소년들은 이 무서운 범죄자의 먹잇감이 돼 쫓기는 신세가 된다.

<스케이트 오어 다이>는 단순한 이야기다. 철모르는 십대 소년 둘이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는 누명을 쓴 채 쫓겨다니는 이야기라고만 말해도 될 만큼 단순하게 전개된다. 영화의 강조점은 다른 데 있다. 우선 이곳은 프랑스의 파리. 파리의 잘 알려진 장관이 그려지고 거리의 분위기가 속도 빠른 카메라에 자주 담긴다. 그 사이를 소년들이 질주한다. 앞선 사건은 소년들의 질주를 위해 마련된 것에 불과하다. 거친 하드록이나 힙합 등 영화 내내 들려오는 모든 음악 역시 이 속도감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니 한편의 영화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내달리는 소년들의 속도감을 멋지게 보이는 데 전부 할애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런 영화가 한두편은 아니었고 때로는 인간의 몸 자체로 혹은 택시로 등장해왔다. 그리고 한결같이 재미없고 부실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쿵짝거리는 사운드와 요란한 편집으로 관객의 눈을 홀리려 하지만 영화로서 즐기는 것이 참 어렵다. 이 영화를 보는 것과 스케이트보드 묘기장면 모음집을 보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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