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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의 숨겨놓은 아들로 다시 돌아온 '영구' <라스트 갓파더>
송경원 2011-01-05

1951년 뉴욕을 양분하는 마피아 대부 돈 카리니(하비 카이틀)는 자신의 숨겨둔 아들인 영구(심형래)를 불러와 조직의 후계자로 삼으려 한다. 순수하기만 한 바보 영구가 마피아에 어울릴 리 만무하지만 이상하게도 돈 카리니만은 영구가 후계자에 걸맞은 사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그때부터 영구의 마피아 수업이 시작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영구 때문에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난 조직의 2인자 토니(마이크 리스폴리)는 모자란 영구의 교육까지 담당하면서 불만이 커져간다. 한편 영구는 우연히 위험에 처한 라이벌 조직 본판데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나휴)를 구해주며 시작해선 안되는 사랑에 빠지고, 낸시를 마음에 두고 있던 본판테 조직의 2인자 비니까지 적으로 만들며 문제는 복잡해져간다. 그런 사이 영구는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고 상납금을 걷으러 나서 상가주인들을 괴롭히지만, 그런 영구의 횡포가 오히려 가게마다 빅히트 상품을 탄생시켜 도시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이런 영구를 못마땅하게 여긴 비니는 낸시를 납치한 뒤 두 조직 사이에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

코미디는 많은 것을 용납하게 하는 힘이 있다. 다소 무리한 설정이나 작위적인 전개, 과장된 표현은 코미디에서는 도리어 매력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마피아의 숨겨놓은 아들로 다시 돌아온 ‘영구’를 만나는 감회가 남다른 것은 단지 그가 전설적인 바보 캐릭터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슬랩스틱 코미디라는 자신의 강력한 무기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라스트 갓파더>는 코미디 특유의 보편성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웃음 한방이 부족하다. 영구가 익숙하기에 덜 웃기는 것이 아니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매력이라면 알고 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라스트 갓파더>의 영구는 웃음의 코드를 화면 곳곳에 흩뿌리지만 터트리지 못한다.

전형적인 스토리와 안일한 전개라는 말은 이 영화에서 결코 나쁜 표현이 아니다. 결국 이 영화에서 이야기란 영구의 슬랩스틱 몸개그를 설득력있게 배치하기 위한 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요는 그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치했느냐에 달려 있다. <라스트 갓파더>는 과거 <유머 1번지>에서 선보였던 심형래의 수많은 콩트와 슬랩스틱 코미디를 재현하지만 그리운 웃음소리가 간혹 들릴지언정 큰 웃음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몇개의 상황을 ‘말이 되게’ 이어붙이고 콩트를 나열하고 있는 안이한 연출은 100분 이상 달려가야 하는 영화의 리듬감을 간과하고 있다. 흥미롭고 반가운 만남이었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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