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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순수 퀘백 영화를 만나는 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제29회 ‘랑데부 뒤 시네마 퀘벡쿠아’

<알려진 토지에>

올해로 29회를 맞는 ‘랑데부 뒤 시네마 퀘베쿠아’(Rendez-Vous du Cinema Quebecois)는 3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제답게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늘 한겨울에 진행되는 영화제는 퀘베쿠아(퀘벡 사람들)로서는 지나치게 무료하고 한없이 춥기만한 계절에 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그리고 순수 퀘벡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는 특히 퀘벡알코올협동조합(SAQ)의 후원을 받아 더욱 어른(?)스러워졌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특히 주목할 영화는 스테판 라플레의 <알려진 토지에>(En terrains connus)다. 이번 신작이 라플레 감독의 전작이자 토론토와 베니스영화제 출품작인 <콘티넨탈, 총없는 영화>(Continental, un film sans fusil)의 명성을 이어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테판 라플레는 퀘벡에서 많은 단편영화를 만들었으며, 1999년 몬트리올에서 처음 설립된 키노 무브먼트(kino movement)의 원년 멤버이다. 단편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 운동은 적은 예산과 적은 수의 스탭들이 꾸려 만든 영화를 매달 상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기본 이념 아래 퀘벡을 중심으로 프랑스어 사용권 국가로 퍼져나갔다.

‘랑데부 뒤 시네마 퀘베쿠아’는 프랑스영화를 주로 상영하지만 간혹 영어영화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타라 존스의 첫 장편영화 <돌리 파튼이 내 엄마였던 시절>(The Year Dolly Parton Was My Mom)은 이민자로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몇년 전 숱한 화제를 뿌렸던 퀘벡영화 <C.R.A.Z.Y.>와 비교되며 화제를 낳고 있다. 또 다른 화제작으로는 데보라 쵸의 첫 번째 장편영화 <하이 코스트 오브 리빙>(The High Cost of Living)이다. 지난해 토론토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이 작품은 자동차 사고로 만나게 되는 남녀를 다룬 이야기로, 유명한 퀘벡 배우 이사벨 블레와 미국의 감독 겸 연기자 자크 브라프를의 연기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랑데부 뒤 시네마 퀘베쿠아’의 또 다른 매력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중·단편 영화들과 (영화제가 특히나) 중요하게 다루는 카테고리 중 하나인 다큐멘터리영화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역시 15편의 중·단편과 14편의 다큐멘터리영화가 상영됐다.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퀘벡영화인 자비에 돌랑의 <하트비트>와 드니 빌네브의 <그을린> 역시 다시 한번 영화팬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시간과 공간, 사진과 비디오로 실험하다

<방황>의 자신 카리에 감독 인터뷰

중·단편영화 부문 중에는 예술적인 실험영화 4편을 감상할 수 있는 섹션이 있다. 그중에서 꽤 인기가 있었던 것은 콩코르디아 사진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자신 카리에의 <방황>(A l’errance)이다. 감독을 직접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자신 카리에. 현재 콩코르디아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퀘벡 출신이고 사진과 비디오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인간의 몸, 자연, 공간 특히 버려진 빈 공간에 관심이 많고, 그런 주제로 오랜 시간 작업해왔다.

-이번 출품작은 어떤 영화인가. =사진과 비디오가 혼합된 장르다. 버려진 공간에 여러 인물의 특정한 상황과 제스처를 삽입하며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미지 안에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진과 비디오가 혼합된 장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같은 이미지 안에서 시간은 다층적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러한 의미는 비디오에서 확대 해석되고, 고정된 시간, 잃어버린 시간을 사진적으로 비디오 안에서 재현할 수 있다. 흠… 어려운가? (웃음)

-다음 영화로는 무얼 준비하고 있는가. =무용, 안무 같은 몸의 움직임에 관한 영화가 될 것 같다. 해보지 않은 작업이지만 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다.